쿠팡 김범석, 의장직 사임…“해외 사업 전념”

입력 2021-06-17 15:42 수정 2021-06-17 20:26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서 미 증시 상장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팡 제공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국내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뗀다. IT에 기반해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가 ‘글로벌 사업 전념’을 이유로 국내 경영에서 물러나는 것이 일종의 공식처럼 됐다. 김 의장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과 비슷한 길을 걷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김 의장이 쿠팡㈜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며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과 해외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17일 밝혔다. 김 의장은 쿠팡 대표이사 직책에서는 지난해 12월 말 물러났었다.

김 의장은 미 증시 상장법인인 쿠팡 아이엔씨(Inc.)의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쿠팡 아이엔씨는 한국 쿠팡㈜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모기업이다.

최근 일본 진출을 진두지휘한 김 의장은 일본, 싱가포르 등 다양한 지역에 진출해 글로벌 경영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최근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나카노부 지역에서 쿠팡 앱 서비스 시범 운영에 들어갔고, 일본과 싱가포르에 각각 법인을 설립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쿠팡의 해외 진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창업자인 김 의장이 직접 글로벌 경영을 챙기기 시작하면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쿠팡의 새 이사회 의장직은 강한승 대표가 맡는다. 강 신임 의장은 쿠팡의 기존 혁신 서비스를 이어가고 지역 투자와 고용 확대 등을 해 나갈 예정이다.

강 의장은 “쿠팡은 지난 10년 동안 로켓배송, 새벽배송 등 혁신적인 서비스로 고객 경험을 창출했고, 배송인력 직고용 등으로 택배물류업계 근로환경의 새 기준을 제시해 왔다”며 “더욱 공격적인 투자, 고용 확대, 서비스 혁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규 등기이사에는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과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이 선임됐다. 전 부사장은 구글, 우버 등 세계적인 IT 기업을 거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로켓배송 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 유 부사장은 삼성그룹에서 안전관리 분야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임원에 오른 산업 안전 전문가다. 전 부사장은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유 부사장은 쿠팡케어로 대표되는 근로자 안전 정책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