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수도이전 공약…“서울 집중, 수명 다했다”

입력 2021-06-17 14:12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전 세종시 어진동 세종호수공원의 노무현 대통령 기념동산에서 2차 대선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세종시 수도 완전 이전’을 공약했다.

하 의원은 17일 세종시 노무현 기념공원에서 공약 발표회를 열고 “이번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세종시로 수도 이전 국민 투표를 실시하자”고 말했다.

하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행정수도 이전 사업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좌절됐고, 그로 인해 행정부처 일부만 세종시로 내려오면서 국정 운영의 비효율만 초래했다”며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옮겨 노 전 대통령의 좌절된 꿈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이어 “서울과 수도권에 사람과 자본을 초집중시키는 발전 전략은 수명을 다했다”면서 “서울은 글로벌 경제 문화 중심지, 즉 동아시아의 ‘뉴욕’으로, 세종시는 동아시아의 ‘워싱턴’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전 세종시 어진동 세종호수공원의 노무현 대통령 기념동산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하 의원은 “청와대는 서울에 그대로 두고 국회만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은 꼼수에 불과하다”며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대선과 동시에 국민 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20년 묵은 수도 이전 논란을 해결하는 확실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공약이 “인기를 끌기 위한 벼락성 공약이 아니다”라면서 “정치는 노무현 대통령처럼, 경제는 박정희 대통령처럼 해 ‘보수의 노무현’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하 의원은 해당 공약이 국회의 모든 기능을 세종시로 옮기는 건 위헌 소지가 있어 어렵다는 당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제가 설득하겠다”고 했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서는 “국회 분원 ‘쪼가리’ 하나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개정안 통과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큰 그림에 대한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밖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선 “윤 전 총장 덕분에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에 고마운 마음”이라며 “더 고마운 분은 윤 전 총장의 선대위원장 역할을 해 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라고 비꼬았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