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빅토리아주에 발생한 홍수로 대피한 거미들이 만들어 낸 새로운 보금자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호주방송 10NewsFirst 등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 깁스랜드 롱퍼드 마을에 있는 도로 주변이 거미줄로 뒤덮였다. 길가에 수풀과 나무, 도로 표지판 등이 모두 거미줄에 가려져 하얗게 변한 것이다.
거미 수천 마리가 홍수를 피해 사라졌다가 몰려들어 곳곳에 거미줄을 치며 이런 현상을 만들어 냈다. 땅속에 살던 거미들이 더 안전한 거처를 위해 몸에서 비단 실을 뽑아내 바람을 타고 공중으로 오르는 이동 방법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대한 거미줄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거미줄로 엮은 천이 펼쳐져 있는 듯한 모습이다.
시드니대학 디어티 오촐리 생태학 교수는 “대재앙이 아닌 자연의 경이로운 모습”이라고 밝혔다.
거미줄을 만든 거미는 ‘판금거미’라는 종류로, 호주와 뉴질랜드에 서식하며 8㎜ 정도 크기에 갈색 반점이 있는 몸통과 긴 다리를 지녔다.
오촐리 교수는 “이 거미는 땅속에서 사는데, 홍수가 나면 사람이 고지대로 피해가듯이 이 거미들도 같은 행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달 초 빅토리아주에는 폭우가 이어져 홍수가 곳곳에 발생했다. 긴급 대피 명령에 따라 주민 수만 명이 대피하고 전력과 통신이 끊기는 소동이 벌어졌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