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 경기에서 군부에 대한 저항 표시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한 미얀마의 골키퍼가 일본에 남기로 했다.
일본 교도통신과 NHK 등 현지 매체는 17일 미얀마 국가대표팀 교체 골키퍼인 피 리앤 아웅(27)이 전날 밤 일본 간사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얀마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자발적 의지로 일본에 남아 난민 지위를 신청하겠다는 것이다.
미얀마 축구 대표팀은 같은 날 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리앤 아웅은 다른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탑승 수속까지 마쳤으나 출국 심사를 받던 도중 귀국을 거부하고 팀을 빠져나왔다.
앞서 그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일본과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전에서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연주될 때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이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잡혀 큰 주목을 받았다.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미얀마 체육인들의 공개행동은 처음이 아니다. 몇몇 미얀마 축구선수는 쿠데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예선전에 불참을 결정했고 이 중 일부는 자신의 불참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미얀마 수영 국가대표인 윈 텟 우(26)도 지난 4월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군사정권과 연계된 미얀마올림픽위원회와 함께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