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을 연다”? 윤석열도 못 피한 ‘방명록 논란’

입력 2021-06-16 16:26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방명록에 작성한 글(오른쪽). 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대중기념관 방명록에 남긴 문구가 논란이다. 비문(非文) 투성이라는 지적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기념관을 찾았다. 이후 다른 유명인처럼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윤 전 총장은 방명록에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썼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지평을 열다’가 옳은 표현이다. ‘지평선을 연다’는 표현은 옳지 않다”는 반응을 내놨다. 또 방명록 문구 중 ‘성찰을 깊이 새기겠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 역시 어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찰은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핀다는 뜻인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핀 것을 윤 전 총장이 새길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도 15일 페이스북에 “‘지평을 열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지평선을 열다’는 말은 처음”이라며 “(윤 전 총장이) 언어의 새 지평을 여셨다”고 비꼬았다.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실제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도 ‘지평선’을 “편평한 대지의 끝과 하늘이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선”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의도했을 “사물의 전망이나 가능성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은 ‘지평’이라고 소개돼 있다.


정치인들의 방명록을 둘러싼 논란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방명록 논란’을 겪었다. 이 대표가 지난 14일 대전 현충원을 참배한 뒤 남긴 방명록과 관련, 민경욱 전 의원은 문장이 어색하고, 글씨체도 알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