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연구 기관, 기업, 지방자치단체가 손잡고 원자력을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 기술 개발에 나선다.
경북도는 16일 포항공대에서 원자력을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원자력의 전기와 열을 이용해 미래에너지라 불리는 그린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활용하기 위해 7개 기관들이 손을 잡았다.
특히 수소 경제를 선도하는 국내 대기업인 현대ENG와 포스코가 공동 참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기관들은 고온가스로(HTGR) 활용 수소 생산, 고온수전해(SOEC) 기술 개발, 수소 사업화 협력, 원자력 활용 그린 수소 생산 실증 연구 등 상호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SMR 기술과 수소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로 합의했다.
고온가스로를 활용한 수소 생산은 미래원자력의 유망 기술 연구 분야로 이미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연구 개발이 추진 중이다.
고운가스로에서 생산된 값싼 전기와 750℃의 고온열을 이용해 고온수전해 방식으로 물(H2O)을 전기 분해 함으로써 수소를 생산한다. 이 기술은 수소 생산 과정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엔지니어링, 美 USNC사는 고온가스로 개발과 향후 이를 활용한 수소 생산 기술 개발을 포함한 MOU를 체결하고 공동 개발에 착수해 현재 관련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고온가스로(HTGR)는 4세대 원자로로 분류되며 경수나 중수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일반 원자로와 달리 ‘헬륨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한다.
헬륨은 방사능 오염 위험이 없어 사고 시 공기 중으로 방사성물질 노출이 상대적으로 낮고 증기 온도가 750~950℃에 달해 4세대 원자로 유형 중 수소 생산에 가장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캐나다 등 오지·극지 광산에 전기와 열 공급 등에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친환경 철강 생산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함께 그린수소의 생산·운송·저장·활용 등 수소 사업화를 위해 국내외 유력 기업 및 연구 기관 등과 협약을 체결하고 2050년까지 500만톤 수소공급 체계 확보를 위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협약에 참여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포항공대의 원자력, 수소 연구 기반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의 고온수전해 기술의 융합을 바탕으로 원자력 활용 고온수전해 상용 기술이 개발된다면 경북도는 2030년 그린수소 산유국 지위에 한 발짝 다가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도와 울진군은 이러한 연구 개발 인프라가 잘 구축될 수 있도록 단계별 추진 전략을 마련하고 첨단원자력 융합연구센터 설립과 상용 기술 실증을 위해 ‘원자력 활용 그린수소 생산·실증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이철우 지사는 “이번 MOU를 통해 연구 기관과 대학, 기업이 함께 세계 그린수소 시장 선점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환동해 지역을 그린수소 생산·실증의 글로벌 거점 지역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