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술실 CCTV설치법 처리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 지사는 이 대표를 향해 “엘리트 기득권을 대변해 왔던 국민의힘의 기존 모습과 달라진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신중하자는 입장에 ‘불법의료나 성추행을 묵인하자는 것이냐’로 받아친다면 이건 정치의 희화화”라고 반격했다.
이 지사는 지난 1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술실 CCTV에 대한 우리 당 윤호중 대표님의 질의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께서 의료행위가 소극적이 될 거라며 ‘사회적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유보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준석 대표의 당선으로 ‘할 일은 하는’ 정치를 기대해온 시민들 바람과 동떨어진 실망스러운 답변이다. 엘리트 기득권을 대변해왔던 국민의힘의 기존 모습과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80% 이상이 압도적으로 동의하시는 법안이자 오랜 기간 토론의 과정을 거친 사안이다. 의료계 일각에서 ‘의료진 자율에 맡기자’고 하지만 수술실의 의료행위는 단 한 번의 사고로 국민 생명이 좌우될 수 있는 문제다. 국민께서는 그 단 한 번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을 요구하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 의료행위가 소극적이 될 거라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차량에 블랙박스가 있다고 소극적으로 운전하느냐’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의 일침이 바로 국민의 시선”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지사는 “어린이집 CCTV가 소극 보육을 유발하지 않는 것처럼 수술실 CCTV는 오히려 양심적이고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대다수 의료진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고 극소수의 불법 의료나 성추행 등으로부터 국민을 지켜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어떤 정책도 기존 제도에 익숙하던 분들의 저항과 반발을 맞닥뜨리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반발이 크다고 포기한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모쪼록 보수의 혁신을 통해 우리 정치에 ‘잘하기 경쟁’이 펼쳐지길 바라는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공세에 이 대표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테러방지법에 반대한 민주당에 ‘그러면 테러를 옹호하는 것이냐’라고 말하는 것이 바보 같은 공격인 것처럼 수술실 CCTV 문제에 신중하자는 입장에 ‘불법의료나 성추행을 묵인하자는 것이냐’로 받아친다면 이건 정치의 희화화”라고 대응했다.
그는 “민주당은 언제까지 선악을 조장해서 여론조사 정치를 할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민식이법이 조금 더 신중하게 입법됐으면 하는 국민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은 180석을 가진 쪽이고, 그 기득권을 휘둘러 부동산부터 해서 다 사고 친 쪽은 민주당”이라고 덧붙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