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스페인을 첫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펠리페 6세 국왕 주최의 공식 환영식에서 성대한 영접을 받았다.
이날 환영식은 마드리드 왕궁 ‘팔라시오 레알’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탑승한 검은색 클래식 세단은 오후 5시7분쯤 기마대 호위를 받으며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미 도열한 300여명의 군악대와 의장대를 통과해 하차했다.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펠리페 6세 국왕과 레티시아 왕비는 차 앞에서 문 대통령 부부를 정중히 맞이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펠리페 6세 국왕 부부의 안내를 받으며 단상 위에 오르자 국가원수 예우에 맞게 총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이어 스페인 군악대가 애국가와 스페인 국가를 연주했다.
문 대통령과 펠리페 6세 국왕은 군악대, 의장대, 기병대를 사열했고 그사이 김 여사와 왕비는 단상에서 통역을 대동한 채 담소를 나눴다. 사열을 마친 후 펠리페 6세 국왕은 단상 오른편에 도열한 스페인 측 주요 인사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도 단상 왼편에 있던 12명의 우리 측 수행원을 소개했다.
펠리페 6세 국왕의 안내를 받아 잠시 궁 안으로 들어갔던 문 대통령 부부는 다시 밖으로 나와 의장대, 군악대, 기마대, 포대의 행진을 관람한 뒤 다시 궁으로 입장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스페인 방문은 2019년 10월 펠리페 6세 국왕의 국빈 방한에 대한 답방 성격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공식 환영식에서 “애초 양국 수교 70주년이 되는 지난해 방문하려 했으나 코로나 상황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늦었지만 마드리드에서 다시 만나니 매우 반갑고 기쁘다”며 환대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펠리페 6세 국왕은 코로나19 초기 방역분야 협력 지원에 사의를 표한 뒤 “코로나로 힘든 시기인데 문 대통령의 바르셀로나 경제인협회 연례포럼 참석이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저녁에 예정된 국빈만찬에 경제인 참석 규모가 최대다. 이는 스페인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마드리드 왕궁 앞에는 교민 60여명이 문 대통령 부부를 환영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이니 숙이 마음대로 해, 우리가 지켜줄게’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황금열쇠 선물…文 “코로나 극복의 문 열 것”
문 대통령은 이후 수도인 마드리드 시청을 방문해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즈-알메이다 시장을 만났다. 시청 앞에도 태극기와 스페인 국기, 응원 팻말을 든 교민들이 “사랑해요 대통령” 등을 외치며 문 대통령을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알메이다 시장의 안내를 받으며 방명록에 서명했다.
본격적인 환영 행사는 본회의장에서 열렸다. 알메이다 시장은 “한국의 사례를 보며 코로나에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한국판 뉴딜 및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판문점선언도 국제사회의 역사적 선례”라고 평가했다.
알메이다 시장은 문 대통령에게 황금열쇠를 선물했다. 그는 “마드리드시의 문이 언제든 열려 있음을 뜻한다”면서 교류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행운의 열쇠가 대한민국과 한반도에 큰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 열쇠로 코로나 극복의 문을 열겠다”고 화답했다. 또 “마드리드도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뒤로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길 기대한다”면서 “시의 무궁한 발전과 시민 여러분의 행복을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빈방문 이틀째인 16일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의 회담에서 코로나 극복 협력, 세관분야 협력 강화, 경제분야 협력 다변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스페인 상원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바르셀로나로 이동해 경제인 행사에 참석하고, 17일에는 영국-오스트리아-스페인으로 이어진 유럽 3개국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박은주 기자, 마드리드=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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