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퇴직한 김모(59)씨는 남편, 미혼인 아들과 살고 있다. 꽤 오래 사회생활을 하면서 스마트 기기 사용이 익숙한 김씨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장을 본다. 김씨는 “이제 50~60대도 스마트폰을 많이 쓰고, 조금만 익히면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걸 몇 년 전부터 경험하고 있다”며 “친구들도 대부분 온라인 쇼핑 앱 한두개는 깔아두고 장도 보고 쇼핑도 하더라”고 말했다.
눈으로 직접 보고 고르는 것을 선호하는 50~60대 소비자도 빠른 속도로 이커머스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 사용자가 증가해 온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다. 업계에서는 특히 50~60대의 신선식품 온라인 장보기가 증가하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6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마켓컬리의 50~60대 신규가입자 수 증가율이 전체 가입자 평균 증가율의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지난 1~5월 마켓컬리에 처음 가입한 50~60대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모든 연령대의 신규 가입 평균 증가율(95%)보다 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전체 신규 가입자 가운데 50~6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8%에서 올해 26%로 늘었다.
새롭게 유입된 5060 소비자들은 매출 규모도 적잖다. 50~60대 가입자가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95% 늘었다. 핵심 소비층인 30~40대(73%)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구매 횟수도 50~60대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며 다른 연령대 소비자보다 이용 빈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0~60대 소비자들은 구매 금액도 큰 편이다. 5060 소비자의 마켓컬리 1회 주문 시 평균 구매 금액은 전체 연령의 1회 평균 구매 수준보다 13% 높았다. 20대 평균 구매 금액보다는 43%, 30대보다는 8%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구매력이 높고 구매 빈도가 잦은 50~60대 소비자들은 어떤 종류의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지도 살펴봤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5060 소비자들은 과일, 우유, 가정간편식(HMR)을 주로 샀다. 바나나 아보카도 오렌지 레몬 등 과일 판매 순위가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계란 생수와 같은 생필품이나 국물요리 HMR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게 나타났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5060 고객이 온라인 장보기에서 만족스러운 구매 경험을 쌓고 관련 서비스에 익숙해지면서 다양한 소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선식품뿐 아니라 좀 더 편한 식사를 위한 간편식, 국물류 등의 소비로 늘려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