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 수사 공수처에 “면죄부 주려는 것 아닌가”

입력 2021-06-15 17:29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야권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착수를 놓고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특히 “검사를 상대로 한 진정·고발이 1000건이 넘는다는 얘기도 있던데, 하필이면 그 중에 이걸(윤 전 총장을) 골라 가지고 면죄부 주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공수처의 수사역량이 아직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야권 대선주자 1위이자 검찰조직의 전 수장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냐는 우려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 지사는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민주평화광장과 성장과공정포럼이 공동 주최한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토론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을 만나 “공수처가 최초 1호 수사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으로 선택했을 때부터 지켜보는 중”이라며 “공수처가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윤 전 총장 수사착수에 대한 입장을 물을 데 대한 답변이었다.


이 지사는 “수사·기소권, 재판권을 가진 사람들을 견제하는 게 제1의 목표인데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윤 전 총장 수사착수는) 조금 어색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경선연기론에 대해서도 완강한 반대입장을 내놨다. 그는 “약속을 어기거나 거짓말을 해도 제재가 없는 게 정치인데, 그래서 거짓이 횡행하고 원칙을 어긴다”며 “원칙과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헌·당규상 대선 180일 전으로 규정돼 있는 경선시점을 뒤로 미뤄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원칙론으로 맞선 것이다.

경선방식 변경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지사는 “한때 가짜 약장수들이 기기묘묘한 묘기를 보이거나 특이한 동물을 데려다가 보여주면서 가짜 약 팔던 시대는 지났다”며 “품질과 신뢰로 믿음을 주고 국민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방식 변경을 이유로 경선시점을 연기해야 한다는 당내 일부 주장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분간 경선연기를 둘러싼 당내 논란을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 회의에서는 경선연기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부딪혔다. 경선흥행과 대선전략상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과 원칙을 깨서는 안된다는 반대의견이 대립했다. 고영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은 “하나의 의견으로 모으기는 불가능해서 지도부에 다양한 의견들을 정리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