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나토의 대중 선언 전례없는 일”…유럽에 공들이며 美 견제

입력 2021-06-15 17:24 수정 2021-06-15 17:3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본부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왼쪽) 터키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오른쪽) 나토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주요 7개국(G7)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도 중국 견제를 위한 단일대오를 형성하자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구소련에 대항해 창설된 집단안보기구 나토가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한 데 대해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사절단 대변인은 15일 문답 형식의 입장문을 내 “중국 위협론을 과장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시종일관 방어적인 국방 정책을 시행해왔다”며 “중국의 올해 국방 예산은 2090억달러(약 233조원)인데 반해 나토 30개 회원국의 군비 총액은 1조1700억달러(약 1307조원)로 중국의 5.6배”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나토가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러시아를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차이를 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나토가 중국의 도전에 하나의 동맹으로서 공동 대응하기로 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나토가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을 약속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건 72년 역사상 처음이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유럽과 협력을 확대해 그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중국을 파트너로 삼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원하는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중국을 만드는 데 나토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이 매체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정상회의 전 “중국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고 언급한 사실 등을 부각하며 유럽이 일방적으로 미국의 대중 압박 노선에 동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나토가 남중국해에 함선을 보내거나 중국 뒷마당에서 군사훈련을 펼치는 식의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