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노인 학대 더 늘었다…88% 가정 내 발생

입력 2021-06-15 17:08
국민일보 DB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전문기관에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 가운데 실제 학대 행위로 판정된 사례가 전년보다 20% 가까이 증가했다.

보건복지부가 15일 노인 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0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34개소 노인 보호 전문기관이 지난해 접수한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1만6973건으로 2019년(1만6071건) 대비 5.6% 증가했다. 이 중 실제 학대 사례로 판정된 사안의 증가율은 더 컸다. 지난해 6259건이 학대 사례로 판정됐는데, 이는 2019년의 5243건보다 19.4% 증가한 수치다.
보건복지부. 2020 노인학대 보고서

학대가 발생한 장소는 88%가 가정이었고, 학대 행위자는 아들(34.2%)과 배우자(31.7%) 등 가족이 대부분 차지했다. 학대 피해자는 주로 정서적 학대(42.7%)와 신체적 학대(40.0%)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 내 학대 사례는 전년 대비 23.7% 증가했는데 코로나19로 가정 내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갈등이 확산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 2020 노인학대 보고서

복지부는 이 같은 현황을 반영해 노인 학대를 예방하고 사후관리 업무를 강화할 수 있도록 노인 보호 전문기관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 경제적 학대 예방을 위해 금융권 퇴직자가 노인에게 금전 관리 상담 등을 제공하는 ‘생활경제 지킴이 파견’ 시범 사업을 확대하고, 노인학대 신고 앱인 ‘나비새김’을 배포하기로 했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