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철거건물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재개발 사업에 관여했다는 의심이 제기된 재개발 대행사의 실질적 사주 문모씨가 미국으로 도피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최근까지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으로 활동해온 문씨가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 철거공사 수주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형사 입건한 후 출국 여부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미국 도피사실을 파악했다.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진 문씨는 철거건물 붕괴사고 직후 해당 재개발 사업조합의 불법 하도급 등에 자신이 개입했다는 단서가 드러나기 시작한 지난 13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본부는 문씨가 2018년부터 학동 4구역 재개발 조합의 도시정비 하청업체 M사 ‘고문’ 명함을 가지고 다니며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문씨는 재개발 조합장 선거에도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조모씨가 당선되도록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문씨는 2019년 12월 5월 단체인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으로 선출됐으나 폭력조직인 일명 ‘신양OB파’ 행동대장 출신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지난 12일 임시총회에서 해임 안건이 의결되자 자진 사퇴했다.
수사본부는 문 전 회장이 배후에서 실제 운영하던 M사 대표인 아내는 출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문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등 국제 범죄 수사 기관과 공조해 강제 송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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