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다른 나라 정상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고립돼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일본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G7 정상회의에서 다른 정상과 적극적으로 어울리지 못하는 스가 총리의 모습이 비판과 동정의 대상이 됐다”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대면 국제회의에 참석한 그에게 존재감 발휘가 과제로 남았다”고 15일 평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1일 영국 콘월에 열린 G7 정상회의 리셉션에서 혼자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고 다른 정상들과 거리를 둔 채 서 있는 스가 총리 모습이 담긴 사진을 지면에 실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3일 동행 취재 중인 일본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처음부터 (친근하게) 사람과 사귀는 것은 서투른 편”이라고 자신의 성격을 설명한 후 “다들 목적은 같으므로 편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었다”고 했었다.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서밋에 나왔는데 매우 가족적이었다. 팀의 한 사람으로서 맞아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본 국민들은 스가 총리의 ‘존재감 과제’를 두고 우려 섞인 지적을 던지고 있다.
한 일본 누리꾼은 트위터에 G7 정상들이 모여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영상을 올린 뒤 “누구와 한마디 나누는 것 없이 국제적 고립감이 있는 스가”라고 논평했다.
영상에는 스가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정상들이 영국 콘월의 해변에 마련된 무대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입장할 때부터 퇴장할 때까지 모습이 담겨 있다.
스가 총리가 다른 정상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다른 정상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어깨동무를 하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이 누리꾼은 “스가 총리가 코로나 시국이기도 하니 쇄국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정상회의 참가자들이 모여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가운데 스가 총리가 뒤쪽에 혼자 떨어져 있는 장면을 담은 사진에 스가 총리, 문 대통령을 각각 화살표로 표시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차이”라는 코멘트를 붙였다.
이는 영어도 어느 수준으로 하면서 국제무대에 적극적으로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던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달리 내성적이고 영어에 익숙지 않은 스가 총리가 국제무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또한 일본 국민들은 공영방송 NHK가 전한 관련 소식과 SNS를 통해 확산되는 그날의 현장 풍경이 사뭇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본 매체에서는 스가 총리가 다른 정상들과 등장할 때 가장 중앙에 배치된 장면을 주로 썼으나, 전후 모습을 함께 보면 인상이 다르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에 따라 “실제의 모습을 알고 뉴스를 봐야 한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