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일 아기, 추위 떨다 숨져”…미얀마 난민촌 현실

입력 2021-06-15 11:00
미얀마 카야주 데모소의 난민촌. 미얀마 나우 홈페이지 캡처

미얀마의 한 난민촌에서 생후 6일 된 아기가 추위에 떨다 숨을 거뒀다. 미얀마군과 시민방위군의 충돌로 미얀마 곳곳에서는 난민이 속출하고 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14일(현지시간) 샨주 남부지역인 페콘의 난민촌에서 태어난 지 엿새 밖에 안 된 아기가 감기에 걸려 사망했다고 전했다.

숨진 아기의 한 친척은 비바람을 막아줄 가림막과 담요, 의약품 부족으로 아기가 병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기가 태어난 뒤 며칠 동안 상태가 좋았고 모유도 잘 먹었지만, 폭우가 내린 뒤 아프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기의 가족은 지난달 미얀마군이 페콘의 성심교회를 집중적으로 포격하자 이를 피해 난민촌으로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난민들은 의약품과 가림막, 식수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다. 한 난민 여성은 “가장 큰 문제는 식수 부족”이라면서 “의약품도 알사탕 모양의 기침약과 위장 진통제가 전부”라고 말했다.

미얀마군이 지난 11일 페콘에서 쌀과 의약품 등 난민용 보급품을 불태운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카야주와 샨주에서는 10만명 넘는 주민들이 반군과 미얀마군의 충돌을 피해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미셸 바첼렛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카야주, 샨주에서 유혈사태 및 이에 따른 주민들의 고통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