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 속출’ 공무원 국어 문제…결국 “정답 없음” 됐다

입력 2021-06-15 10:26 수정 2021-06-15 11:16
논란이 된 '2021년도 시·도 및 시도교육청 지방공무원 9급 임용 필기시험' 국어 영역 3번 문제. 사이버국가고시센터 사이트 캡처

지난 5일 치러진 2021년도 시·도 및 시도교육청 지방공무원 9급 임용 필기시험에서 논란이 된 국어 영역 문항이 결국 ‘정답 없음’으로 결론났다. 해당 문항에 대해 모든 답이 정답 처리될 예정이다.

인사혁신처는 사이버국가고시센터 사이트에 “2021년도 지방공무원 9급 등 임용 필기시험 최종정답 공개” 글을 올려 국어 3번 문제의 답을 1번에서 “정답없음”으로 변경했다고 14일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2021년도 지방공무원 9급 등 임용 필기시험 최종정답 공개” 글을 올려 국어 3번 문제의 답을 1번에서 “정답없음”으로 변경했다. 사이버국가고시센터 사이트 캡처

인사혁신처는 “2021년 6월 5일 시험 시행 후 문제와 정답가안을 공개하고, 6월 8일까지 응시자 여러분들로부터 총 21과목 51문항에 대하여 이의제기를 접수하였다”면서 “문제 선정위원과 선정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들을 정답확정위원으로 위촉하여, 이의제기가 접수된 문제 및 정답가안에 대하여 심도 있는 검토를 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답확정회의 결과, 위원 전원 합의로 이의제기 과목 중 국어 과목 1문항에 대해서는 정답가안을 다음과 같이 변경하였으며, 나머지 과목에 대해서는 정답가안을 최종정답으로 확정하였다”고 전했다.

논란이 된 문제는 국어 영역 3번 문항으로 ①반나절: 하루 낮의 반 ②달포: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③그끄저께: 오늘로부터 사흘 전의 날 ④해거리: 한 해를 거른 간격 중 단어의 뜻풀이가 옳지 않은 것을 선택하는 문제였다.

인사혁신처가 애초 공개한 정답 가안에서 해당 문항의 정답은 1번이다. 반나절은 ‘하루 낮의 반’이 아닌 ‘한나절의 반(半)’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반나절’은 (1) 한나절의 반. (2) 하룻낮의 반(半)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반나절’은 (1) 한나절의 반. (2) 하룻낮의 반(半)으로 설명되고 있어, 상당수 이의 신청자는 ①반나절: 하루 낮의 반도 정답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무원 국어 대표 강사로 알려진 이선재 강사는 풀이를 통해 “출제자의 의도를 고려하면 정답은 1번”이라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 낮의 반’은 ‘하루의 낮의 반’을 의미하지 ‘하루의 반=1/2일’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해설했다.

해당 문제는 응시자들의 문항별 선택률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4개의 보기가 각각 24.86%, 21.53%, 23.49%, 30.02%의 선택을 받아 “사실상 다 찍은 문제”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응시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인사혁신처는 결국 해당 문제를 ‘정답 없음’ 처리했다. 이에 일부 응시자들 사이에서는 합격 커트라인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