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 백신 오접종 사례 105건…“최소화 노력”

입력 2021-06-14 17:49

국내 코로나19 백신 오접종 사례가 1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접종 사례의 대다수는 예정된 것과는 다른 제품의 백신을 접종한 경우였다. 적정한 접종 용량을 지키지 않은 사례와 1·2차 백신 접종 간격을 지키지 않은 사례도 다수였다.

1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총 접종건수 1479만건 중 오접종 사례는 총 105건으로 나타났다.

오접종 사례 105건 중 90건은 대상자가 접종해야 할 백신이 아닌 다른 제품의 백신이 접종된 경우였다. 30세 미만에게 허용되지 않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접종된 사례가 대다수였다고 추진단은 설명했다. 지난달 광주의 한 종합병원에선 14세 중학생이 AZ 백신을 맞는 실수가 일어나기도 했다.

정부는 희귀 혈전증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30세 미만에게 AZ 백신과 얀센 백신 등을 접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추진단은 각 병원이 접종 대상자의 만 나이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한 사례가 많았다고 밝혔다.

10건은 1차 접종 이후 2차 접종까지 정해진 간격을 지키지 않은 사례였다. 지난 4월 광주의 80대 치매 환자는 화이자 백신을 약 30분 간격으로 접종했다. 예방접종센터 측이 접종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전산 시스템 상으로 단순 접종 대상자인지 여부만 따져서 생긴 일이었다. 강원도 춘천에선 80대 치매 환자가 노인시설과 동사무소에서 따로따로 백신 접종을 신청해 이틀 연속 화이자 백신을 맞기도 했다.

나머지 5건은 접종 용량을 지키지 않은 사례였다. 지난 10~11일 전북 부안의 한 의원에서는 대상자 5명이 얀센 백신을 접종하면서 정량(0.5㎖)의 5배 이상을 과다 투여된 일이 있었다. 얀센 백신은 1바이알(병)을 5명분으로 나눠 접종해야 하나, 의료진은 1명당 1병씩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인천 남동구의 한 의료기관에서는 ‘저용량’ 접종 사례도 나왔다. 다만 이는 아직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해당 의료기관에선 40여명에게 AZ 백신 접종 정량(0.5㎖)의 절반가량만이 투여되는 일이 벌어졌다.

추진단은 되풀이되는 백신 오접종 사례를 막기 위해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와 협의를 거쳐 ‘안전접종 민관대책협의회’(가칭)를 꾸릴 방침이다. 접종 백신 종류 제한, 백신별 개인식별 표시 부착, 동선 분리, 교육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 오접종 최소화 실행 방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