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민주노총 참여 가능성 낮다”

입력 2021-06-14 17:15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문성현 위원장은 14일 “전국민주노총자총연맹(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문재인정부 임기 내에 ‘완전체 사회적 대화’는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위원장은 이날 유튜브를 통해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완전체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엔 실패했다”며 “민주노총이 스스로 참여를 결의하지 않으면 사회적 대화는 한국노총과 경총을 중심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정부 임기 중에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하길 바란다든지 하는 얘기를 먼저 꺼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노사정 대표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논의를 거쳐 최종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민주노총 내부 반대에 가로막혀 완전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민주노총이 빠진 ‘반쪽짜리 합의문’이라는 비판도 거셌다. 이 일로 당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임기를 5개월 남짓 남기고 조기에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그동안 민주노총 내에서도 사회적 대화와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흐름이 있었지만 최근 1년을 지켜보니 사회적 대화에 긍정적이었던 사람들마저도 대화를 거부하는 등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민주노총에 주체적 변화가 있기 전에는 경사노위도 민주노총 참여에 대한 관심과 책임을 이어나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사노위 불참 태도를 유지하는 민주노총에 대한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로, 민주노총이 먼저 변화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주도의 ‘일방통행식 사회적 대화’에는 참여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경사노위에서 사회적 대화 의제로 내놓는 것을 보면 민주노총을 들러리 세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노사가 부닥치는 사안이 수없이 많은데 정부는 함께 극복하려는 태도와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위원장이 간담회에서 꺼낸 얘기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뜻으로 알겠다”고도 했다.

문 위원장은 최저임금 논의 과정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최저임금이 얼마가 오르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동계와 경영계가 충분히 조율하고 합의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진행 상황이 마음에 안 든다고 전원회의에서 퇴장하거나 철수하지 말고 끝까지 합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