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너무 올랐다”… 주택 구매 망설이는 실수요자들

입력 2021-06-14 16:50
집값이 너무 오르면서 주택 매입을 망설이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집값이 너무 오르자 주택 매입을 망설이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자사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주택 매입을 계획하는 수요자들은 내년 상반기에도 줄어 3분기 연속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 강남구 등이 속한 동남권 주택 매입 수요는 최근 오름세를 보이는 등 수요 상승의 불씨는 여전하다.

14일 직방이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 수요자들의 주택 매입 및 매도 계획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2292명 중에 66.1%(1514명)가 2021년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기간 내에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의 주택 매입·매도 의사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71.2%를 기록한 후 하반기 70.1%, 올해 상반기 69.1%를 기록해 3분기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 매입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778명에게 이유를 묻자 ‘주택가격 상승으로 금액 부담이 커져서’가 31.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거주, 보유 주택이 있어 추가매입 의사 없음(22.7%)’, ‘주택가격 고점 인식으로 향후 가격이 하락할 것 같아서(22.5%)’ 등의 이유가 많았다. 집값이 너무 올라 주택 매입을 하지 않겠다는 경우가 절반 이상인 셈이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과 시장 상황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잠재력은 여전한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지난주 104.6보다 3.2포인트 더 오른 107.8로 9주 연속 기준선(100)을 웃돌았다. 이는 재건축 규제 완화 이슈로 동남권(강남구·서초구·강동구·송파구) 매매수급 지수가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향후 1년 내에 주택 매입을 계획하는 이유 중 1위는 ‘전월세에서 자가로 내 집 마련(41.7%)’으로 나타났다. 그다음 이유로는 ‘거주 지역 이동(17.9%)’ ‘면적 확대, 축소 이동(15.4%)’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시세 차익을 거두거나 투자·임대수입 획득 등의 목적은 각각 10% 미만에 불과해 실거주를 목적의 응답자가 많았다.

2021년 하반기부터 1년간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거주지역별로 지방 5대 광역시(69.7%), 지방(69.6%), 인천(68.6%), 경기(64.9%), 서울(62.9%) 순으로 높았다.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고 가격부담이 적은 지방, 광역시에서 주택 매입 계획 비율이 더 높았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