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북핵위기 당시 DJ “방북 적합한 지도자는 카터”

입력 2021-06-14 15:38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4년 5월 12일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북핵 위기와 관련된 연설을 하고 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제공

“저는 가장 적합한 지도자, 원로 정치인은 카터 대통령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6·15 남북 공동선언 21주년을 맞아 ‘1차 북핵 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제안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 동영상을 14일 처음 공개했다. 이 영상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이듬해인 1994년 5월 12일 김 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북핵 문제를 주제로 한 연설과 질의응답의 일부다.

김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카터는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수립한 대통령”이라며 “그를 북한에 보낸다면 김일성으로 하여금 미국에 대한 결정적인 양보를 끌어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자는 제안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 측 대사관이 북한에 있다면 무수한 기업인들이 투자하고,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해 북한의 분위기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며 “북한을 중국 같은 입장으로 유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도서관 측은 “1994년 6월 15일 방북한 카터는 이튿날 김일성과 회담해 김대중이 제안한 일괄타결 방식의 해법을 제시했고, 김일성의 동의를 끌어내며 전쟁 위기가 해소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