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장 적합한 지도자, 원로 정치인은 카터 대통령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6·15 남북 공동선언 21주년을 맞아 ‘1차 북핵 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제안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 동영상을 14일 처음 공개했다. 이 영상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이듬해인 1994년 5월 12일 김 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북핵 문제를 주제로 한 연설과 질의응답의 일부다.
김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카터는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수립한 대통령”이라며 “그를 북한에 보낸다면 김일성으로 하여금 미국에 대한 결정적인 양보를 끌어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자는 제안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 측 대사관이 북한에 있다면 무수한 기업인들이 투자하고,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해 북한의 분위기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며 “북한을 중국 같은 입장으로 유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도서관 측은 “1994년 6월 15일 방북한 카터는 이튿날 김일성과 회담해 김대중이 제안한 일괄타결 방식의 해법을 제시했고, 김일성의 동의를 끌어내며 전쟁 위기가 해소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