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내 아들아”…철거 건물 붕괴 참사, 고교생 발인

입력 2021-06-14 11:44 수정 2021-06-14 12:39
14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철거건물 붕괴참사로 희생된 고등학생의 발인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로 희생된 9인 중 가장 어린 한 고등학생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14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로 숨진 고등학교 2학년 A군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고인의 가족, 같은 학급에서 공부한 친구들, 교내 음악동아리 선후배 등이 자리를 지키며 A군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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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이별을 맞은 A군 아버지는 상복조차 입지 못한 채 밝은 미소를 띤 아들의 영정 사진을 안고 “아들아, 내 아들아”를 외치며 오열했다.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양옆에서 운구 행렬을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용섭 광주시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임택 동구청장 등 각계 조문객도 참석해 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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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에서 나온 상여 행렬은 초·중 모교와 고등학교를 돌아 장지로 향했다.

A군 발인식은 이번 참사로 사망한 9명 중 여덟 번째로 엄수됐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나머지 한 명의 발인식까지 마치면 참사 희생자들의 개별 장례 절차는 모두 끝이 난다.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는 합동분향소는 유가족이 원하는 시기까지 동구청 주차장에서 운영된다.

앞서 지난 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 한 버스정류장에서 철거 공사 중이던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상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붕괴하는 과정에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해 있던 시내버스 한 대가 잔해에 매몰됐다. 당시 버스에 있던 17명 가운데 뒷자석 쪽에 있었던 승객 9명은 모두 숨졌고, 앞쪽에 탔던 8명은 중상을 입었다. 생존자들은 근처에 있던 아름드리 가로수가 버스 전면부에 전해진 충격을 줄여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