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12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1표 차이였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13일(현지시간) 특별총회를 통해 60명의 찬성으로 새 연립정부를 출범시켰다. 반대는 59표였다.
연정에 동참했다가 지지를 철회한 아랍계 정당 의원 1명이 기권표 대신 반대표를 던졌다면 연정 출범이 어려워졌을 수도 있다.
이번 연정의 첫 총리는 극우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가 맡는다. 연정을 구성한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외무장관을 맡는다. 이들은 2년 뒤인 2023년 8월 자리를 맞바꾼다.
이번 연정은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를 중심으로 좌파와 우파를 비롯해 아랍계와 극우정당 등 8개 정당이 모여 ‘무지개 연정’으로 불렸다.
베네트 신임 총리 역시 정권 유지를 위해선 이들 간 연대를 유지해야 하는 난제를 의식한 듯 이날 신임투표를 앞두고 “중대한 시기에 책임을 맡았다. 책임 있는 리더들이 분열을 멈출 때”라고 강조했다. 우파와 아랍계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아랍계 정당의 정권 참여로 팔레스타인과의 긴장 완화도 예상된다.
다만 베네트 총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선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임계점에 다가서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겨냥해서도 “이란과의 핵 합의 복원은 실수”라고 경고했다.
12년 만에 물러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는 “야당이 되는 것이 숙명이라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이 위험한 정부를 뒤집고 나라를 우리의 길로 이끌 때까지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곧 돌아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의 재기 가능성에 대해선 현지에서도 회의적이다.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데다 당권에도 율리 에델스타인 전 보건부 장관이 도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