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민 부친 “아들 어떻게 입수?…친구에게 직접 듣고 싶다”

입력 2021-06-14 07:42 수정 2021-06-14 10:05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가 다시 경찰 수사에 대한 여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알고 싶은 건 ‘우리 아들이 어떻게 물에 들어간 건지’ 하나뿐”이라고 호소했다.

손씨는 14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50일과 50만’이라는 제목의 긴 글을 올렸다. 그는 “5월 28일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이 50만명 동의를 돌파했다. 많은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 관심이 없었다면 이 사건은 여기까지 오지도 못하고 진작 사고사로 종료됐을 것”이라고 글을 시작했다.

손씨는 “3년간 국민청원 중 20만 이상 도달 청원이 245건이라고 하니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50만의 의미가 감이 안 와 인구 수를 봤더니 제주시보다 많은 인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맨 처음 청원한 이후로 몇 가지가 바뀌었다. 휴대전화는 이상한 경로로 발견됐고 미화원분이 발견하기 전에 그 긴 기간 어디에 있었는지 묘연하다. 장례식장엔 4일째 1시30분쯤 왔다 갔다고 CCTV나 블랙박스는 경찰에서 입수했지만 특이사항은 없다고 한다. 운동화는 버린 게 확인됐고 덩달아 티셔츠도 버렸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손씨는 경찰 수사에서 의심되는 부분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먼저 그는 “친구가 불러 한밤중에 나간 내 아들이 불과 3시간 만에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사진 증거가 있다”며 “목격자분이 발견 후 어느 정도 지나서 찍으셨기 때문에 격차는 10분 정도밖에 안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 사진에서 친구는 아래와 같이 있었다”고 했다.

손씨는 바닥에 누워 있는 손정민씨 옆에 쪼그려 앉아 있는 친구 A씨 모습이 담긴 사진을 첨부했다.
손현씨 블로그 캡처

또한 손씨는 경찰 수사 진행 상황 보고서 가운데 목격자 진술 내용 일부를 캡처해 올리면서 “모든 목격자의 공통점은 이 시간대에 정민이가 없고 두 사람의 분리가 이뤄진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일 어이없는 낚시꾼 제보는 거의 한 장을 할애해 서술하고 있다”면서 “어떻게든 정민이가 들어가길 원하는 것 같으나 부검결과에 있는 머리 상처(좌열창 3.3㎝, 2.5㎝)가 있는 아이가 피를 흘리며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수영하듯 팔을 휘저으며 들어갔다는 것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손씨는 정민씨가 당시 착용하고 있던 셔츠의 어깨와 목 부위에서 발견된 혈흔에 특이사항이 없다고 한 점, 술을 마신 적이 거의 없는 친구 A씨가 갑자기 술을 마시자고 한 이유 등에 대한 답변이 부족한 점, 친구 A씨가 누워 있는 정민씨의 주머니를 뒤적인 이유, 이와 관련된 목격자와 경찰 발표가 다른 점 등을 지목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위 사항들은 경찰 수사 진행 상황 발표 중 아직도 이상한 점을 말씀드린 것이고 내가 의혹을 해결해 달라고 한 것은 많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확인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답변을 피의자도 아닌 상태의 변호인에게 듣기보다는, 누군지도 알 수 없는 친척에게 듣기보다는, 충분히 성인이 된 친구 본인에게 듣고 싶다”며 “다만 알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