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선 ‘원칙대로’…연기론 잠재우고 대세될까?

입력 2021-06-14 01:57

여권 대권 주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일부의 대선 경선 연기 주장에 대해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경선을 예정대로 실시해야 한다’는 원칙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 흥행을 위해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우리가 서울시장 경선, 전당대회를 더 늦게 했다면 흥행에 성공했을까. 시간이 지나면 흥행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막연한 기대에 불과하다”면서 대선 경선 연기론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당은 오래전부터 당헌당규에 180일 전이라는 규정이 있었지만, 항상 대선을 앞두고 시기가 문제돼 왔다. 다시는 이러한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하여 작년 전당대회에서 전 당원 투표로 확정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흥행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구도의 문제”라고 일침했다.

현 전 부대변인은 “시험을 늦게 보면 성적이 오르느냐. 시대정신에 맞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 지지율은 올라갈 것”이라며 “원칙은 깨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키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는 대선후보를 대선일로부터 180일 이전에 확정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도록 단서를 달고 있다.

같은날 김진애 열린민주당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은 부디 경선 연기라는 원칙 변경 하지 말기 바란다”며 현 전 부대변인에 힘을 보탰다.

그는 “이번 국민의힘 이준석 돌풍에서 민주진보진영이 크게 배울 점은 뜨거운 토론, 신랄한 상호 검증, 미래지향적 도전, 형식의 파괴 등이 지지자들과 국민의 마음을 붙든다는 사실”이라며 “정치란 끊임없이 여러 의견과 정책들이 논리와 열정을 가지고 부딪치고 선택되고 결정되는 과정에서 언론미디어와 국민의 관심을 끌고 악의적이든 호의적이든 수많은 검색과 참여 댓글 등을 통해 사람들의 참여 동기를 끌어내는 생생함과 역동성이 긴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민주진보진영의 대선 주자들이 조속이 링 위에 올라와야 한다”면 “정당 대표가 아니라 대선 주자가 정면에 나서게 하는 게 지금의 최고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민주당의 근본정신이거니와 지금이야말로 당대표가 아니라 대선 주자들이 장면을 만들어야, 건강하고 활기찬 국면 전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0일 YTN 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지금의 당헌 당규는 이해찬 당 대표가 전 당원의 총의를 모아 전 당원의 투표를 통해 합의를 내놓은 것이라며 형편이나 형세에 따라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경선 연기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나는 꼼수다’ 출신 여권 인사인 김용민씨는 “이준석 대표 당선으로 민주당 혹한의 시대를 염려한다”며 “송영길 대표가 위기를 피하고자 한다면 경선 연기 계획을 집어치우고 원칙대로 공정하게 당헌에 입각해 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여권에서는 이 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민주당 의원 등이 ‘경선을 원칙대로 실시해야 한다’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이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로 각각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