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 두 유통 그룹이 야구장 안팎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자이언츠와 SSG랜더스를 활용한 야구 마케팅이 팬들을 온·오프라인 쇼핑으로 끌어들이며 실적 성과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프로야구팀 SSG랜더스가 지난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이날 SSG랜더스 팬들은 승리와 함께 또다른 선물도 받았다. SSG닷컴은 입장 관객 전원에게 2만원 이상 구매시 사용 가능한 1만원 정액 할인 쿠폰을 지급했다. ‘랜선 응원’ 팬들에겐 경기 전날 5만원 이상 결제 시 최대 1만원 할인이 적용되는 10% 쿠폰을 선물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이 이처럼 야구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관련 상품 수요는 물론 매출, 방문자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난 4월 1일부터 4일까지 이마트와 함께 진행했던 ‘랜더스 데이’ 기간 매출은 전주 동기 대비 43.4% 늘었고 방문자수도 10% 이상 늘었다.
구단 성적이 좋을수록 매출도 올라가는 모습이다. SSG랜더스가 리그 선두를 달리던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8일까지 SSG닷컴을 방문한 고객수는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유니폼, 모자 등 랜더스 관련 굿즈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250% 늘었다.
롯데도 롯데자이언츠 마케팅에 힘을 실었다. 지난 4월 롯데자이언츠의 구단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6년만에 잠실구장을 찾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내가 롯데를 도발했기 때문에 동빈이형(신 회장)이 야구장에 왔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달 롯데온을 포함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하이마트, 홈쇼핑 등 7개 유통 계열사 참여하는 ‘자이언츠 빅토리 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기간도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 유통 라이벌인 SSG랜더스와의 경기에 맞춰 기획했다. 롯데온은 ‘10% 할인+10% 적립+10% 카드 할인’과 함께 홈런 5개 이상 기록시 50% 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할인 쿠폰 발급 이벤트에 참여한 팬만 20만명에 달했다. 행사 기간 동안 롯데온 매출은 전년 대비 129.2% 증가했고 구매 고객수도 59.3% 늘었다.
롯데자이언츠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유통 대전’이라 불릴 만큼 관심을 끌면서 유통과 스포츠의 시너지 창출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 구단 창단을 앞두고 “본업(유통)과 야구를 연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스포츠는 물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연계한 쇼핑 콘텐츠를 기획해 타 플랫폼이 모방할 수 없는 마케팅으로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