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하늘에서 두번 죽음 피한 사나이

입력 2021-06-13 16:39
하늘과 바다에서 두번 죽음 피한 미국인 어부 마이클 패커드씨. CNN 캡처

고래 입에 들어갔다가 기적적으로 살아 나온 미국 어부가 20년 전 비행기 추락사고에서도 목숨을 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바다와 하늘에서 두 번이나 죽음을 피한 셈이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12일(현지시간) 전날 고래 입에서 생존한 매사추세츠주 주민 마이클 패커드(56)가 20년 전 비행기 사고 생존자와 동일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패커드는 2001년 11월 29일 경비행기를 타고 가다 중미 코스타리카에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졌지만 패커드 등 승객 5명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했다. 당시 얼굴에 중상을 입고 팔다리 여러 곳이 부러진 패커드는 나머지 생존자들과 밀림에서 이틀을 보낸 후 구조됐다.

패커드는 전날 미 CBS방송에 고래에 삼켜졌던 순간을 담담하게 전했다. 그는 “오, 신이시여. 내가 고래 입에 들어왔는데 얘가 날 삼키려 하는군. 이게 끝인가보다. 내가 곧 죽는구나. 여기서 나갈 방법이 없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패커드는 처음 상어에게 공격받은 줄 알았지만 주변을 더듬었을 때 이빨이 느껴지지 않아 고래에게 삼켜진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다만 긴박한 상황에서도 잠수 탱크로 숨은 쉴 수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곧 고래는 패커드를 뱉어냈고, 그는 보트에 타고 있던 동료들에게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 그는 “순간 고래가 수면 위로 올라가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댔고, 내가 허공에 떴다가 다시 물에 내려앉았다”고 회상했다. 패커드는 고래 입속에 30초가량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검진 결과 타박상 외에는 큰 상처가 없었고 몇 시간 만에 그는 퇴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