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26)가 조국 체코의 테니스 전설 야나 노보토나에게 영광을 돌렸다. 크레이치코바에게 선수로는 물론 인생 선배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노보트나는 2017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크레이치코바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뒤 “코치가 저 하늘 어딘가에서 나를 늘 돌봐줬다. 지난 2주간 내가 해낸 모든 성과는 코치가 나를 돌봐줬기에 가능했다”며 “코치도 하늘에서 행복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이치코바는 결승전에서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32위·러시아)를 2대 1(6-1 2-6 6-4)로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동안 여자 복식에만 출전했던 크레이치코바는 이날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처음으로 일궜다.
크레이치코바는 체코 테니스 레전드 노보토나의 애제자로 알려져 있다 노보토나의 지도를 받으며 급성장한 크레이치코바는 2014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 데뷔했고, 이듬해 투어 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노보트나는 4년 전 암으로 사망하면서 크레이치코바에게 “나가서 테니스를 즐기고,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크레이치코바는 2018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여자 복식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해 부문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절대 강자가 나타나지 않는 WTA 투어에서 크레이치코바는 여자 단식 출전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왔다. 단식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대부분 예선 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본선으로 넘어온 5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일궜다.
크레이치코바는 같은 체코 선수인 카테리나 시니아코바와 같은 조를 이룬 프랑스오픈 여자 복식에도 결승에 올라 있다. 2000년 마리 피에르스(프랑스) 이후 21년 만에 프랑스오픈 여자 단·복식 석권에 도전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