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건물 붕괴 참사’ 7명 눈물의 발인 … 손편지 등 추모 이어져

입력 2021-06-13 15:23
13일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피해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를 덮쳤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황망한 사고로 혈육을 떠나보내는 유족들의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13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로 숨진 A씨(75)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장례식 내내 가족의 죽음이 믿기지 않았던 유족들은 운구차로 옮겨지는 관을 보며 또다시 오열했다.

유독 산을 좋아했던 고인은 사고가 난 그날에도 무등산을 등산하기 위해 시내버스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유족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영면에 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참사 닷새째인 이날, A씨를 포함해 피해자 3명의 발인식이 거행됐다. 전날에도 사망자 4명의 유족들이 장례 절차를 마치고 힘겹게 고인을 떠나보냈다. 고등학생이었던 B군(18) 등 나머지 피해자 2명은 14일 발인한다.

13일 광주 동구 학동4 재개발 구역 철거 건물 붕괴 사고 현장 건너편 도로에 사망자를 추모하는 꽃다발과 손편지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은 이날도 계속됐다.

참사 이튿날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차려진 피해자 합동분향소엔 이날 오전까지 4500여명이 찾아왔다.

피해자의 영정사진을 보며 발을 동동거리던 친구들도, 일면식도 없지만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시민들도 피해자들의 안식을 기원했다.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으고 기도하듯 묵념하는 이들의 눈에선 굵은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사고 발생 현장에도 시민들의 추모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무너진 건물 잔해 옆엔 누군가가 국화 한 다발을 가져다 놓고 피해자를 추모했다.

그 맞은편엔 월남동에 거주하는 고1, 고3 아이들의 엄마라고 밝힌 한 시민의 손편지가 안개꽃과 함께 놓여 있기도 했다.

그는 손편지에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건 우리의 몫입니다”라며 마음을 전했다.

이번 참사는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부지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하며 그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를 덮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은 중상을 입었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