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상장 초읽기

입력 2021-06-13 14:31

‘배틀그라운드’ 개발사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 초읽기에 들어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로써 크래프톤은 이르면 이달 중순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고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이다.

현재 크래프톤은 장외 시가총액 23~24조원을 오가고 있다. 이 기세대로라면 IPO 후 국내 유가증권시장 게임사 시가총액 1위에 무난히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게임 대장주는 시가총액 18조 4633억원(11일 기준)의 엔씨소프트다.

크래프톤은 2020년의 연결 기준 매출 1조6704억원, 영업이익 7739억원, 당기순이익 55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3.6%,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5.4%, 99.5% 상승한 수치다.

올해 1분기 실적 기준으로 보면 매출 4610억원, 영업이익 2272억원, 당기순이익 1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49.3%에 달한다. 엔씨소프트의 1분기 매출(5125억원)엔 못 미치지만 영업이익(567억원)은 4배 가까이 앞섰다. ‘3N’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넷마블과 비교해도 매출(5704억원)은 낮으나 영업이익(542억원)은 훨씬 높았다.

크래프톤의 1분기 해외 매출은 4390억원으로 94% 이상의 비중을 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글로벌 기업으로서 면모를 톡톡히 보였다.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해외에서 더 유명한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게임사다. 2017년 펍지 스튜디오에서 출시한 배틀그라운드는 ‘가장 빠르게 1억 달러 수익을 올린 스팀 얼리 엑세스 게임’ 등 기네스북 세계 기록 7개 부문에 등재돼있다. 지금까지 PC, 콘솔을 합쳐 70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2018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출시 3년째인 올해 4월 글로벌 다운로드 수 10억 건을 돌파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모바일 게임 ‘배틀그라운드: NEW STATE’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이 게임은 구글 플레이 단일 마켓 기준 사전 예약자 수가 43일 만에 1000만 명을 넘었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배틀그라운드 플레이어가 많은 지역을 제외한 수치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이용자를 불러모았을 것으로 보인다. 배틀그라운드: NEW STATE는 오는 12일부터 3일간 미국에서 알파테스트를 진행한다.

중국-인도 간 갈등으로 경색될 조짐이었던 인도 서비스 또한 물꼬를 텄다. 인도 지역에 한해 자체 서비스를 결정한 크래프톤은 최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사전예약을 시작해 이틀 만에 1000만명, 2주 만에 2000만명을 모아 해당 지역에서의 인기를 입증했다.

이 외에도 크래프톤은 여러 독립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테라’가 대표적이다.

또한 개발 중인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The Callisto Protocol)’, 프로젝트명 ‘카우보이(COWBOY)’를 비롯해 이영도 작가의 ‘눈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를 게임 및 2차 창작물로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새로운 IP 개발 및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딥러닝과 엔터테인먼트 등 새로운 분야의 사업을 발굴하며 종합 엔터테인먼트사이자 기술 기업으로서 강점을 살리고 있다.

메신저 앱 ‘비트윈’ 인수, AI 스타트업 보이저엑스와의 협업 등 딥러닝,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기술 투자 및 인력 확보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크래프톤은 오랜 게임 제작 경험과 유례없는 성공 이력을 통해 기술력과 경쟁력, 그리고 성장 잠재력을 모두 확보한 독보적인 존재”라며 “코스피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게임을 중심으로 콘텐츠 영토를 계속해서 확장해 글로벌 게임 산업의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