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매일 1건 이상 투신시도가 발생하는 가운데, 한강교량 투신사고에 따른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관제기술이 개발됐다.
서울기술연구원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협력해 ‘한강교량 맞춤형 CCTV 관제기술’을 연구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전체 한걍교량의 연평균 투시 시도 건수는 약 486건이다. 매일 1명 이상이 한강에서 투신을 시도하는 셈이다. 2017년에는 517건으로 최다 건수를 기록했고, 최소 건수를 기록한 2018년에도 430건이나 투신 시도가 발생했다. 최근 5년간 평균 생존 구조율은 96.63%다.
연구원은 인명피해 사고에 보다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소방재난본부 수난구조대의 출동현황정보, 투신 시도 현황정보, CCTV 동영상, 감지센서 데이터, 신고이력 및 통화내용(문자) 등 데이터를 분석했다.
새로운 관제기술의 핵심은 인공지능(AI) 기반 선별관제다. 우선 AI가 동영상 딥러닝으로 투신 시도자의 패턴을 학습해 위험상황을 탐지·예측한다. 이후 해당 지점의 CCTV 영상만 선별해 관제요원의 모니터에 표출하고, 수난구조대 대원들은 CCTV 모니터링 부담을 줄이는 대신 구조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 연구원은 “AI 기반 선별관제를 통해 투신 전후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고, 모니터링 공백을 최소화해 관제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경보 오류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AI가 위험상황을 예측·탐지할 때 날씨나 조도 등 환경요인, 바람이나 차량 통행으로 인한 흔들림 같은 한강교량의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AI 선별관제의 정확도도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원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새로 개발한 관제기술을 기존 관제시스템과 통합해 오는 10월 구축 예정인 ‘한강교량 통합관제센터’ 연계해 시범적용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실증 테스트를 거쳐 본격 도입한다. 한강교량 통합관제센터는 투신사고가 발생할 경우 통합적인 지휘통제와 체계적인 구조활동을 지원한다. 뚝섬 수난구조대 내에 구축 중이다. 현재는 수난구조대별로 개별관제를 실시하고 있다.
고인석 서울기술연구원장은 “이번 연구는 한강교량 투신사고로 발생하는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 기관이 함께 협력해 이끌어 낸 연구협력 사례”라며 “앞으로도 데이터 사이언스 분석기술을 활용해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실용적인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