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콘월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짧게 인사를 나눴다. 약식회담 가능성이 나왔던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은 불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회담장인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과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이후 20여일만에 조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총리와 다자 화상 회의 등을 통해 만난 적은 있지만 직접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오셔서 이제 모든 게 잘 될 것 같다”고 인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보내준 얀센 백신 예약이 18시간 만에 마감됐다. 한국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고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와도 인사를 나눴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스가 총리를 수행 중인 오카다 나오키 관방부 장관은 기자단에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에게 다가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간단한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G7 정상들의 만남은 노마스크로 이뤄졌다. G7 정상회의 초청국 자격으로 전날 영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정숙 여사와 함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주최한 초청국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김 여사와 팔짱을 끼고서 카비스 베이 해변 가설무대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 및 부인 케리 존슨 여사와 차례로 팔꿈치 인사를 했다. 양 정상 내외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덕분에 문 대통령과 존슨 총리가 서로 환한 웃음을 주고받는 장면도 화면에 잡혔다.
문 대통령은 보건을 주제로 한 G7 정상회의 첫 번째 확대회의 세션에 참석했는데 여기서도 정상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정상들 사이에 칸막이도 없었다. 확대회의장에서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의 오른쪽에, 바이든 대통령은 존슨 총리의 왼쪽에 자리했다.
확대회의 이후 이뤄진 기념사진 촬영 때에도 문 대통령은 맨 앞줄 바이든 대통령과 존슨 총리 사이에 위치했다. 문 대통령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편안한 차림이었다. 다만 스가 총리의 경우 두 번째 줄 가장 오른쪽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등 문 대통령과 거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한일 정상이 대화를 나누거나 인사를 주고받는 장면은 카메라에 포착되진 않았다.
앞서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 등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개최가 어려울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13일 한·영 정상회담과 정상회의 2개의 세션 등에 참석하고 오후에 오스트리아로 이동하는 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과 함께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김정숙 여사는 12일 바이든 대통령의 배우자 질 바이든 여사, 스가 총리의 스가 마리코(菅真理子) 여사와 첫 만남을 가졌다. 김 여사는 2019년 11월 한·아세안+3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문 대통령과 동반 참석 이후, 1년 7개월 만에 영국을 첫 순방지로 방문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영국 콘월 미낙극장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배우자 캐리 존슨 여사가 주최한 G7 정상회의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해 바이든·스가 여사와 환담을 나눴다.
김 여사는 바이든 여사에게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시 바이든 대통령 내외의 환대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또 한국전 영웅인 랄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의 명예훈장 수여식에 대해 언급하며 “한·미 두 나라의 깊은 우정을 변함없이 이어나가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전 열린 퍼켓 대령의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한 바 있다. 김 여사는 “미국에 꼭 한번 와 달라”는 바이든 여사의 초대에 대해서도 “기꺼이 초대에 응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일본 스가 여사와도 첫 만남을 갖고 “이렇게 처음 만나게 되어 반갑다”며 인사를 나눴다. 김 여사는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배우자 브리짓 마크롱 여사와는 팬데믹 시대 교육 문제와 원격수업으로 인한 교육 격차의 심각함에 대한 대화를 하기도 했다. 또 영국 존슨 여사에게는 “의미 깊은 공연을 함께 관람할 기회를 마련해줘서 기쁘다”며 “결혼을 축하한다”고 덕담을 나눴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달 캐리 존슨 여사와 생애 세 번째 결혼을 했다.
박세환 기자, 콘월=공동취재단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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