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레드포스 ‘리치’ 이재원이 신규 챔피언 비에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농심은 12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1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리브 샌드박스를 세트스코어 2대 1로 꺾었다. 농심은 개막 2연승(세트득실 +2)을 달려 단독 2위 자리에 안착했다.
이재원은 이날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1세트 때는 오공을 선택했다가 맞라이너 ‘써밋’ 박우태(카밀)에게 라인전 솔로 킬을 내주는 등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3세트 때는 LCK 최초로 비에고를 꺼내 들어 화려한 어그로 핑퐁을 선보이는 등 멋진 활약도 펼쳤다. 다음은 경기 후 진행한 이재원과의 일문일답.
-2연승을 달성한 소감은.
“1세트를 탑라인 때문에 허무하게 지지 않았나. 그래서 기가 많이 죽었는데, 팀원들과 코치님이 ‘괜찮다’고 기운을 북돋아 줘서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덕분에 2, 3세트 땐 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었다. 연승에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다. 아직 강팀을 만나지 않아서 연승을 달렸다고 본다. 오히려 승점을 충분히 못 벌어놓은 게 아쉽다.”
-1세트 때 라인전 단계에서 크게 고전했다.
“우선 카밀 대 오공 구도가 내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여기에 상대방이 먼저 2레벨을 달성하고, 곧장 딜 교환을 걸면서 내 점멸이 허무하게 소모됐다. 그게 큰 스노우볼로 이어졌다. 원래 근접 미니언을 2대만 더 때리면 나도 2레벨이 되는 거였는데, 갑자기 미니언의 동선이 변칙적으로 바뀌어버려 나만 레벨 업을 하지 못했다.”
-LCK 최초로 비에고를 꺼내 들었다.
“해외 리그의 챔피언 활용법을 보거나, 솔로 랭크에서 이따금 사용해보긴 했지만 스크림에서는 비에고를 한 번도 안 해봤다. 상대가 탑에서 쓸 만한 AD 챔피언들을 모두 밴 해버려 딱히 고를 챔피언이 없는 상황이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했다. 대신 그런 만큼 정글과 바텀이 밴픽에서 이득을 봤다.”
-시즌 개막 전엔 비에고가 ‘OP 챔피언’이 될 거란 평가도 있었다.
“비에고가 ‘사기 챔피언’ 수준은 아니다. 대신에 밴픽 단계에서 라인 스와프가 가능해 일찍 뽑기가 좋다. 상대로서는 비에고가 어디로 향할지 예측하는 게 귀찮을 것이다. 요즘 메타는 ‘라인 스와프 메타’다. 다른 나라 리그를 봐도 미드, 정글, 탑에서 전부 비에고를 쓴다.”
-그런데 왜 자주 안 나올까.
“아마 다들 비에고가 이번 시즌 초에도 글로벌 밴 될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선수들도 시즌 개막이 1~2주가량 남은 시점에서야 비에고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연습량이 부족했을 것이다. 누군가가 스크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사용하려는 팀도 있을 것이다. 내가 스타트를 끊었을 뿐, 다음 주부터는 자주 등장할 것으로 본다.”
-11.11패치에 대한 분석은 얼마나 이뤄졌나.
“메타 파악이 아직 50%도 안 됐다. 휴일 동안 열심히 연습하면 70~80%까지는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메타 해석을 가장 잘 하고있는 팀은 T1이라고 본다. ‘페이커’ 이상혁이 미드에서 녹턴, 리 신을 쓴다. 솔로 랭크 데이터를 보면 비에고와 그웬도 사용할 수 있는 선수다. 라인 스와프 픽을 많이 다루는 만큼 앞서나갈 수밖에 없다.”
-끝으로 인터뷰를 통해 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다면.
“꾸준한 연습을 통해 나의 ‘저점’을 높이는 중이다. 요즘 탱커 챔피언들의 티어가 떨어지고 브루저 챔피언들의 티어가 올라갔다. 메타 챔피언 중 숙련도가 부족한 것들이 많다. 그래서 오늘 1세트 때 큰 실수를 하기도 했다. 연습을 통해 약점을 극복하는 과정에 있다. 팬분들께서 조금만 더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