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코로나19 이어 ‘검은 곰팡이증’ 2100명 사망

입력 2021-06-12 20:03

코로나19로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인도에 치사율일 50%에 달하는 ‘검은 곰팡이증’(털곰팡이증)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12일 NDTV 등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검은 곰팡이증 감염자가 최근 3주 동안 150% 늘면서 현재까지 누적 3만121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누적 2109명에 이른다.

인도의 검은 곰팡이증 누적 감염자는 5월 22일 기준 8848명, 5월 26일 기준 1만1717명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마하라슈트라주와 구자라트주 등 인도 서부에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지역은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곳이다.

주요 치료제인 항진균제 ‘암포테리신-B’의 심각한 부족이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검은 곰팡이증은 일반적으로 희소병으로 분류되지만, 인도가 코로나 환자 급증 사태를 겪으며 감염자가 속출했다.

주로 면역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에서 가끔 발견됐지만, 코로나19 감염자나 음성 판정 후 회복하고 있는 이들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동안 집중적으로 퍼진 것이다.

현지 의학 권위자는 “(인도의) 많은 당뇨병 환자와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사용 때문에 검은 곰팡이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치료에 욕심을 낸 코로나19 환자들이 스테로이드를 과용하면서 면역력이 심각하게 떨어졌고 이로 인해 곰팡이에 쉽게 감염됐다는 것이다.

이 질병은 감염된 피부 조직이 괴사해 검게 변해 ‘검은 곰팡이증’이라고 불린다. 감염되면 코피를 흘리고 눈 부위가 붓거나 피부가 검게 변하고, 시력이 흐려지고,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눈, 코 외에 뇌와 폐 등으로도 전이될 수 있으며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사율은 무려 50%에 이른다.

초기 치료를 놓칠 경우 뇌 전이 등을 막기 위해 안구를 적출하고, 코와 턱뼈 등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2월 초 1만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같은 달 중순부터 다시 폭증해 5월 7일 41만4188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봉쇄조치 등 효과로 폭증세가 꺾이면서 점차 줄어 전날 9만1702명이 추가돼 누적 2927만여명, 사망자는 3403명이 늘어 누적 36만3000여명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