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17명을 낸 ‘광주 건물 붕괴 사고’ 피해자의 첫 발인식이 사고 나흘째인 12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첫 발인식은 이번 참사로 희생된 9명 중 가운데 안타깝게 아버지와 생사가 갈린 딸 김모(여·31)씨였다.
고인은 사고 직전 수술을 받고 암 투병 중이던 엄마를 만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버스에 올랐다가 싸늘한 주검이 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김씨의 아버지는 버스 앞쪽 좌석에 앉아 목숨을 구했지만, 김씨는 뒤쪽 좌석에 있다가 목숨을 잃었다.
가족과 친구들은 발인식 내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가족들은 크게 다친 아버지가 받을 정신적 충격을 고려해 이날까지도 김씨의 죽음을 알리지 못했다.
고인의 삼촌인 A씨(67)는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A씨는 “현장을 가봤더니 되지도 않는 공사를 했다”며 “아무런 대책도 없이 지나가는 버스를 덮쳤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탄식했다.
사고 희생자들의 사망원인을 규명하는 부검은 전날 늦은 오후부터 시작됐다. 시민 추모객을 위한 합동분향소는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됐다.
참사는 지난 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사업지의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철거공사 중이던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잔해에 통째로 매몰됐다.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