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가 사고 당일 오전부터 예견됐었다는 주민 증언이 나왔다.
참사 현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320m 떨어진 상가건물 6층에 상주하는 A씨는 “저러면 안 될 거 같은 데라고 생각했다. 불길했다”고 11일 연합뉴스에 전했다. 당시 그는 건물 뒤편에 약 45도 경사로 쌓아 올린 흙더미 위에 굴착기가 올라 2∼3층 부분을 철거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했다.
A씨는 “붕괴 위험을 느꼈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철거작업 모습을 3초 분량의 동영상으로 기록하기도 했다. A 가 휴대전화로 철거공사 장면을 촬영한 시각은 오전 8시44분쯤이다.
그로부터 약 7시간40분이 흐른 오후 4시22분쯤 해당 건물은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는 도로 방향으로 쏟아지듯 무너져내렸다. 이때 정류장에 막 들어선 시내버스가 건물 잔해에 통째로 매몰됐다. 탑승자 17명 가운데 9명이 목숨을 잃었고 8명은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사고 이전부터 철거공사가 위험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지난 4월 7일 국민신문고에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관계 기관은 닷새 뒤인 4월 12일 “조합과 해체 시공자 측에게 공문을 발송했다”는 내용만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