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집값이 ‘상투’까지 올랐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서울 지역 부동산 시장 과열 분위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 일대는 강한 규제 사정권에 들었던 2019년 말 이후 아파트 수요가 가장 높았다. 재건축 단지 상승세가 이어지고 매물은 줄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불붙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7.8로 전주(104.6)보다 3.2포인트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다. 100을 기준으로 1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특히 동남권(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이 지역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110.1에서 이번 주 112.6으로 2.5포인트 올랐다. 2019년 12월 넷째주(115.7)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서울 내 5개 권역 중에 최대치였다. 서울 전체로는 104.6에서 107.8로 3.1포인트 올라 9주 연속 기준선을 넘었다.
강남구 압구정동이 지난 4월 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여파로 가까운 서초구 반포동과 서초동 등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분위기다. 송파구 잠실동과 가락동, 풍남동 인근 재건축 단지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서남권(양천구·금천구·구로구·영등포구) 매매수급지수도 지난주 106.3에서 이번 주 107.6으로 1.3포인트 오르며 두 번째로 지수가 높았다. 서남권 역시 여의도·목동 재건축 단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되면서 규제 지역 인근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분위기다. 집값은 지난주 반등에 이어 이번 주에도 우상향으로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도 108.5로 전주(107.0) 대비 1.5포인트 높아지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한 모습이다. 노원구와 도봉구 등이 속한 동북권이 112.4로 가장 높았고, 동남권이 111.2로 뒤를 이었다. 서북권은 101.1에서 108.9로 7.8포인트 올랐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