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추진해!”…코로나 시국에 오토바이 행진하는 브라질 대통령

입력 2021-06-11 11:19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리우 시장 결선투표에 참여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브라질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지지자들을 동원한 대규모 오토바이 행진을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오는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 지지자들과 함께하는 오토바이 행진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브라질 수도인 브라질리아와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 열린 행진에 이어 세번째다.

주최 측은 참가자 100만명을 모집하는 것을 목표로 SNS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그러나 10일 브라질 뉴스포털 UOL에 따르면 상파울루 주지사와 시장 모두 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오토바이 행진을 둘러싼 충돌이 예상된다. 주 정부와 시 정부가 행사를 주도한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향해 벌금 등 제재를 가하며 법정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앞선 오토바이 행진에서 대부분의 참가자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았던 만큼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 특히 브라질에서 코로나19 3차 대확산이 임박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만큼 비판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23일 리우데자네이루시 오토바이 행진 당시에는 도로변 아파트 주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 등 주방식기를 두드리는 ‘냄비 시위’를 하며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오토바이 행진을 강행한 것은 내년 대선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고 재선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지지층 결집에 승부수를 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 24%·부정 45%·보통 30%로 집계됐다. 정부 출범 이래 가장 저조한 긍정적 평가 수치다.

대선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에서는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41%로 보우소나루 대통령(23%)을 18%포인트 격차로 앞서고 있다. 대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을 치를 경우 룰라가 55%, 보우소나루는 32%를 득표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