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기다린 美알츠하이머 신약 승인됐지만, 논란 왜…

입력 2021-06-11 09:03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7일(현지시간) 자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본의 에자이(Eisai) 제약사가 함께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신약 '애드유헬름'(Aduhelm)을 승인했다. 바이오젠 제공.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8년 만에 승인한 알츠하이머병 신약 ‘아두카누맙’(Aducanumab)의 효능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FDA의 외부전문가인 자문위원들이 승인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잇따라 사임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CNN 보도에 따르면 FDA의 외부전문가 자문그룹인 말초·중추 신경계 약물(PCNS) 자문위 소속인 신경과 전문의 데이비드 노프먼은 이번 승인 조처에 반발해 사임했다.

노프먼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아두카누맙 신약 승인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자문위원 조엘 펄머터 박사도 사임했다는 의료전문지 STAT뉴스의 보도도 나온 상태다.

FDA는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본의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제품명 애듀헬름) 판매를 승인했다.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응하는 치료제로 판매가 승인된 건 처음인 만큼 이 치료제는 높은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높은 관심 못지 않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이 신약의 효능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부실한 임상 시험과 승인 과정도 비판받는 요소다.

제약사 바이오젠은 당초 이 약의 임상시험 두 건을 진행했지만, 약효를 보이지 못하자 2019년 시험을 중단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뒤 추가 데이터 검토를 통해 약효가 확인됐다고 입장을 바꿨다는 게 미국 언론의 설명이다.

FDA 자문위원들은 지난해 11월 주사 요법인 이 신약의 승인을 지지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FDA에 승인을 권고하지 않기로 결론내렸다. 이 약의 효능이 명확치 않고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부분도 불확실하다는 게 자문위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FDA는 임상시험에서 치매 환자의 인지 능력 감소 속도를 늦추는 결과가 입증됐다는 바이오젠 데이터를 토대로 판매를 승인하면서 시판 후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4상 시험을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FDA도 관련 논란을 의식한 셈이다.

CNN은 이와 관련 “FDA가 자문위 권고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이를 따랐다. 때문에 이 약의 승인 결정은 이례적이었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연간 5만6000달러(약 6200만원)에 달하는 치료제 비용도 도마위에 올랐다. 치료제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승인에 반대하는 이들은 신약의 효과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바이오젠에 수십억달러의 이득만 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