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화이자 5억회분 저소득국에 기부…8월부터”

입력 2021-06-11 07:10 수정 2021-06-11 07:1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 전날인 10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세인트 아이브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부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전 세계에 코로나19 백신 5억회 접종분을 기부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영국 콘월 세인트아이브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5억 회분 구입해 전 세계 100여 개국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부하는 백신들이 오는 8월부터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엔 총 2억 회분, 나머지 3억 회분은 내년 상반기에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백신 접종)은 수천만명의 미국인이 다시 그들의 삶을 살 수 있게 해줬다”면서 “우리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전 세계가 이 전염병 대유행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신 5억회분을 기부하기 위해 들어갈 비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를 실천할 경우 미국은 코백스(COVAX)의 최대 백신 기부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40억 달러 지원을 약속한 단일 최대 기금 제공국이기도 하다.

백신 공급 대상은 저소득 국가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나라 지도자들에도 백신 공유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G7 국가들이 11일 백신 기부 약속에 대한 윤곽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G7 정상회의 공동 성명에 백신 지원 약속 내용이 포함되길 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타임스오브런던에 “부유한 국가들이 세계에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책임을 다할 때”라는 의견을 밝혔다. 영국은 수백만 회분의 잉여 백신을 보유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다.

글로벌 인도주의 단체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에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비영리 인도주의 단체 ‘더 원 캠페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는 “세계적인 유행병을 종식하기 위한 대담한 리더십”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다른 G7 국가들을 향해 “미국을 따라 더 많은 백신을 코백스에 기부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옥스팜도 “현재 백신 접종률로는 저소득 국가들이 G7국가들과 같은 수준의 보호를 받는 데 57년이 걸린다. 이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일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을 감안할 때 자멸적인 것이기도 하다”며 백신 공유 노력을 요구한 바 있다.

앞서 미 언론들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콘월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 92개 저소득 국가와 아프리카연합에 대한 화이자 백신 5억회분 기부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G7 정상회의는 11~13일 열린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