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2030 공감 웹툰발 청춘드라마 쏟아진다

입력 2021-06-10 18:11 수정 2021-06-10 18:13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인기 웹툰 3편이 청춘 드라마로 올 여름 안방극장을 채운다.

네이버웹툰 제공

티빙 제공

지난달 26일 방영을 시작한 tvN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는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999살 구미호 신우여(장기용)와 22살 대학생 이담(혜리)이 얼떨결에 한집에 살면서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를 그렸다.

지난 2017년 목요 웹툰으로 작가 ‘나’가 연재한 ‘간 떨어지는 동거’는 누적 조회수 6억5000만여회로 청년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주로 여성으로만 상상되던 구미호를 남성으로 그린 역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남자 구미호의 이야기는 별로 없었는데 신선하다”는 반응을 끌어내며 연재 당시 상위권을 유지했다.

인간을 유혹해 간과 쓸개를 빼먹는다는 과거 전설의 구미호 설정을 뒤집고, 구미호를 현대 시대 남성으로 불러들인다. 인간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잘생기고 신비한 존재로서의 주인공을 강조한다. 이담이 동기들과 조 과제를 하는 모습이나 이담과 신우여가 코인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은 20대 청춘의 일상이 반영돼 있다. 이 드라마는 튼튼한 팬층을 기반으로 지난 3일 4회에는 최고 시청률 5.5%(닐슨코리아) 기록하기도 했다.

네이버 웹툰 제공

JTBC 제공

오는 19일 처음 방영되는 JTBC 새 토요스페셜 ‘알고있지만’은 누적 조회수 1억뷰를 기록한 동명의 인기 네이버 웹툰(작가 정서)을 원작으로 한다. ‘알고있지만’은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한소희)와 연애는 성가셔도 썸은 타고 싶은 남자 ‘박재언’(송강)의 로맨스를 그렸다.

스물두 살 청춘들의 현실 연애를 솔직하게 담아냈다. 박재언은 모두에게 다정한 ‘만인의 연인’인 동시에 자신의 속내를 숨긴 채 타인과의 관계에 선을 긋는다. 유나비는 겉보기에 ‘쿨’한 태도를 지녔지만, 허무한 첫 연애로 트라우마가 있다. 상처가 있는 서로에게 끌리는 보편적이면서도 낯선 청춘 세대의 연애 경험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한다.

지난해 ‘부부의 세계’로 스타덤에 오른 한소희는 ‘대세 배우’로서 시청자의 이목을 끈다. 송강은 지난 4월에 종영한 tvN 드라마 ‘나빌레라’를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단단하게 다져 이번 드라마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둘의 캐스팅에 팬들은 “캐스팅이 웹툰이랑 찰떡이다. 웹툰에서 유나비랑 박재언이 튀어나온 수준” “10부작은 너무 짧다” 등과 같은 반응을 보이며 관심이 커지고 있다.

KBS 제공

KBS 2TV에선 오는 14일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을 방영한다. 작가 지늉이 연재한 다음의 토요 웹툰으로 시즌3까지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찬란한 청춘 이면에 마주하는 아픔과 성장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대학판 미생’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박지훈과 배인혁 그리고 강민아가 주연으로 나선다. 지난 2013년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장옥정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면서 데뷔한 강민아는 평범한 학점과 ‘스펙’을 가진, 현실의 벽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노력파 대학생 김소빈 역으로 분한다.

박지훈은 밝고 명랑한 모습 뒤에 아픔을 감춘 대학생 새내기 여준으로, 배인혁은 자발적 ‘아싸’로 남들에게 철저히 선을 긋는 새내기 수현으로 분한다. 여준은 부유한 집안의 막내아들로 학창시절 내내 ‘인싸’를 담당하고, 수현은 고단하고 힘겨운 20대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상반된 분위기를 느끼게 할 예정이다. 앞서 박지훈은 남성 그룹 워너원의 멤버로, 배인혁 다수의 웹드라마에서 인기를 끄면서 대중에게 주목받은 바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원작 웹툰 팬덤이 탄탄하게 형성된 경우, 기존 웹툰 팬들이 드라마로 유입될 수 있기에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가 꾸준히 제작되는 추세”라며 “특히 최근 OTT등 영상 서비스가 다양화되면서 시청자 선택의 폭이 매우 넓어진 가운데, MZ세대를 주요 독자층으로 확보한 웹툰과의 결합은 상당한 성과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