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변경했다고… 주요 사이트 먹통, 아마존은 350억 손실

입력 2021-06-10 17:39

미국 백악관과 CNN, 뉴욕타임스(NYT) 등 해외 언론사, 소셜미디어,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등을 포함한 세계 주요 웹사이트가 한때 먹통이 된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측에서 발생한 사소한 ‘버그’(컴퓨터 프로그램 결함)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 측 대응으로 오류는 49분 만에 해결됐지만 일부 웹사이트는 접속 중단으로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패스틀리의 닉 록웰 기술·인프라 담당 수석부사장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에서 “전 세계적인 접속 중단 사태는 한 고객의 설정 변경 때문에 촉발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우리는 접속 중단 사실을 1분 만에 파악했고 원인을 파악해 문제가 된 설정 변경을 비활성화했다. 이에 따라 49분 만에 본사 네트워크의 95%가 정상 상태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패스틀리는 최근 접속이 중단됐던 주요 웹사이트에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CDN는 웹사이트 이용자가 콘텐츠에 원활히 접속토록 하고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등 사이버 공격을 예방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패스틀리 측의 사소한 오류로 전 세계 웹사이트가 일제히 먹통이 되면서 예상치 못한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지문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버그가 처음 발생한 건 지난달 12일이었지만 최근까지 비활성화 상태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4주 뒤인 지난 8일 오전 한 고객이 특정한 설정 변경 사항을 입력하면서 버그가 활성화됐고 패스틀리 네트워크의 85%가 오류를 일으켰다. 영국시간 기준 오전 9시47분에 상황을 파악한 패스틀리는 즉각 조치에 나서 49분 만인 오전 10시36분에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록웰 부사장은 “이는 특정한 상황에서만 촉발되는 접속 중단 사태였지만 우리로서는 예상을 하고 대비를 해뒀어야 했다”며 “접속 중단이 벌어진 데 대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상당수 웹사이트가 이번 사태로 상당한 피해를 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마존은 단 한 시간의 접속 중단으로 3200만 달러(약 357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마케팅 업체 리부트 최고경영자(CEO) 나오미 아하로니는 가디언에 “접속 장애가 일어난 시간은 짧았지만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에 미친 충격은 컸을 것”이라며 “특히 아마존은 초당 6803달러(약 760만원)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