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승인한 엘살바도르가 이번엔 화산 지열을 이용해 비트코인 채굴을 시도한다.
9일(현지시간)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 화산으로부터 나온, 매우 싸며 100% 깨끗하고 재생 가능한 데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로 비트코인을 채굴할 시설을 제공할 계획을 세우라고 국영 지열 발전 공기업 사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곧이어 그는 “방금 우리 기술자들이 100% 깨끗하고 탄소배출 제로(0)인 95㎿의 지열 에너지를 제공하는 새 지열정을 화산에서 팠다고 알려왔다”며 “이 주변에 전체 비트코인 채굴 허브 설계를 시작하겠다”고 트윗했다. 그러면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영상과 함께 “지열정에서 당신이 보고 있는 건 순수한 수증기”라는 설명도 덧붙여 올렸다.
그동안 암호화폐 채굴은 과도한 전기를 소모해 기후에 악영향을 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비트코인 채굴에 드는 전력이 아르헨티나, 노르웨이, 우크라이나, 스웨덴의 연간 전력 소모량보다 많다고 보도한 바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도 지난달 환경 문제를 지적하며 자사의 전기차 결제에 비트코인 사용을 중지시켰다.
엘살바도르 의회는 이날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승인했다. 엘살바도르는 현재 미국 달러를 법정 화폐로 사용하는데, 외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자국으로 보내는 송금액이 연간 6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20% 규모에 이르러 수수료가 적지 않았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100만 이상의 저소득 가구가 소득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