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매몰 사고 당시 가로수가 건물 잔해를 막아주는 완충 역할을 하면서 승객 일부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소방 당국 관계자는 광주 동구 학동 붕괴 사고 현장을 찾은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현장 브리핑을 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공사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져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버스 뒤쪽에 탄 9명은 모두 사망했고 앞쪽에 탔던 8명은 중상을 입었다.
콘크리트 더미에서 끄집어낸 버스 차체는 전면부가 후면부에 비해 덜 손상됐는데, 사고 당시 인도에 심어진 아름드리나무가 완충 작용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애초 시내버스 한 대와 승용차 두 대가 붕괴한 건물 잔해에 깔렸다는 신고를 받았지만 CCTV 확인 결과 승용차들은 붕괴 직전 멈춰 섰고 버스만 매몰된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거리에 다른 보행자는 없었고 건물 철거 작업자들도 이상 징후를 느끼고 밖으로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참사로 집으로 돌아가던 고교생, 아들 생일에 장을 보고 귀가하던 60대 어머니 등 승객 9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