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의견을 존중해 제주 방문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희룡 지사님의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지사는 “제주도의 방역을 책임지고 계신 원 지사님의 의견을 무조건 존중해 제주 일정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정부의 장으로서 원희룡 지사님도 그렇겠지만, 저도 참으로 많은 여러 일정을 소화하며 방역과 일반행정의 긴장을 오가고 있다”며 “아마 원 지사님도 많은 지역일정을 진행하고 있으실 거다. 그럴 때마다 해당 지역민을 위해 오히려 더 조심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물론 대단히 안타깝기도 하다”며 “무엇보다 4·3 유가족분들을 만나 뵙고 마음속 얘기들 나누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 “특히나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동대응은 어쩌면 코로나19보다 더 위험할 수 있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막을 방법과 대응방안을 찾아야 하는 중대 과제였다”며 “일본의 야만과 폭력을 알리고 국민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협력이었기에 더더욱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하루 수백만명이 입출경하는 경기도의 방역책임자로서 하루 수천수만에 이를 제주 입도객 중 경기도 공무 방문단 10여명이 제주도 방역 행정에 지장을 준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우나, 도민안전을 책임진 제주지사의 판단과 의지는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지방자치에 대한 존중이며, 방역 행정에 대한 협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 측은 “방역 협조 등을 위해 이번 방문을 부득이하게 취소했지만, 조만간 일정을 조율해 제주도민을 꼭 찾아뵐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11일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대응 정책 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원 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은 후쿠시마 오염수보다 당장의 제주 코로나19 방역이 시급하다”며 제주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원 지사는 “지금이라도 협력 행사를 하자고 하니 고맙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님과 민주당이 장악한 경기도·제주도의회 간 이번 행사가 강행된다면 제주도의 절박함을 외면한 처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