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아내 김민지 “슬픔 인증하라는 거냐” 분노

입력 2021-06-10 09:31 수정 2021-06-10 10:15
박지성-김민지 부부. 유튜브 '만두랑' 캡처

박지성의 아내 김민지 전 아나운서가 9일 고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조문과 관련한 네티즌들의 도 넘은 비난에 대해 “슬픔을 증명하라는 말이냐. 제발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 전 아나운서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글을 올려 “슬픔을 증명하라고요? 조의를 기사로 내서 인증하라고요? 조화의 인증샷을 찍으라고요? 도대체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 거냐”라고 말했다.

김 전 아나운서는 “남편의 노력을, 성실을, 친분을, 슬픔을, 한 인간의 삶을 취재해 중계하고 증명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예전부터 많았다”며 “그중에는 본인이 접한 부분적인 기사나 인증샷이 세상의 전부라고 인식하고 있는 유아기적·자기중심적 사고에서 기인한 황당한 요구가 대부분이라 응답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며 “그것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저한테 바라셔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김 전 아나운서는 “본질적으로 남편이 어떤 활동을 하든, 혹은 하지 않든 법적·도의적·윤리적 문제가 없는 개인의 영역을 누군지도 모르는 그분들에게 보고해야 할 이유가 저에게나 남편에게 도무지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러한 ‘ㅇㅇㅇ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돌림노래 역시 그저 대상을 바꾸어 반복되는 폭력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장단을 맞출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전 아나운서는 끝으로 “세상엔, 한 인간의 삶 속엔, 기사로 나오고 SNS에 올라오는 일 말고도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당연한 일이다.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여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유 전 감독이 췌장암 투병 끝에 향년 5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축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진 가운데, 일부 네티즌은 김 전 아나운서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 박지성을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박지성이 조문을 오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현재 박지성·김민지 부부는 영국에 거주 중이라 장례식에 올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입국하더라도 코로나19로 2주 격리에 들어가 빈소를 찾는 건 불가능하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본인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또는 형제·자매(2촌) 장례식 참석 외에는 자가격리가 면제되지 않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