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조명한 대학 교수의 칼럼이 미국 일간지에 소개됐다. 칼럼을 작성한 ‘냉전 이후’(After the Cold War)의 저자 아서 사이어 교수(미국 카시지대)는 그간 문 대통령의 외교 관련 행보를 언급하며 조용하지만 강단있는 리더십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최근 사이어 교수가 기고한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의 조용하고 효과적인 리더십은 칭찬받을 만하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이 칼럼에서 사이어 교수는 문 대통령이 남북 간 긴장감이 고조된 어려운 시기에 지도자가 됐지만 탁월한 지도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사이어 교수는 “북한은 문 대통령 취임 직후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인 화성-12형을 발사했다”며 “당시 한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돼 혼란한 시기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집권 직후부터 북한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을 썼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한 뒤 “이는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오랜 기간 물밑에서 성실히 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효과적인 리더십이 폭넓게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사이어 교수는 문 대통령이 평소 조용하지만 필요할 때는 강력히 밀어붙이는 힘을 보여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한 고위 그룹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며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의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2018년 4월에 만났고, 앞선 두 차례 만남과 달리 사전에 공식 발표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만남을 통해 진지한 논의가 이뤄진 건 긍정적인 신호였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사이어 교수는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만남은 내용이 잘 공개되지 않았고, 미 언론들이 많이 다루지도 않았다”면서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효과적인 외교가 이뤄진다. 두 대통령의 대화는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문 대통령이 한국전 참전 용사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미 육군 대령의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한 것에 큰 관심을 드러내며 “이런 수여식에 외국 정부 수반이 참가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사이어 교수는 문 대통령이 국가 정치 발전에 있어 중요한 방식을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 워싱턴의 정책 입안자들이 문 대통령의 경의적인 리더십에 공식적으로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선 “미국이 한국에 조언을 구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주도권을 쥐고 충고하는 동안 이 땅은 평화로울 것”이라고 했다.
사이어 교수는 문 대통령이 젊은 시절 정치적 활동으로 투옥된 뒤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육군 특전사에서 복무한 적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