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전당대회 막바지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준석 후보와 주호영 후보는 ‘천안함 망언 때리기’에 나섰고, 나경원 후보는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았다.
이 후보는 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진행된 천안함 생존장병 및 유가족 시위 현장을 찾았다. 이 후보는 시위현장에서 대화 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전날 나 후보가 합동 토론회 중 눈물을 보여 주목을 받았는데, 이날은 이 후보의 눈물이 이슈가 됐다.
이 후보는 “천안함 생존장병도, 유족도 그렇고 많은 아픔을 인내해오신 분들”이라며 “11년이 지나서도 아직까지 폄훼와 모욕 시도가 있다는 점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문제가 된 발언의 경우 최원일 함장님에 대해서는 거의 제복군인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의 모욕이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지냈던 조상호 변호사는 채널A에 출연해 “천안함 함장이 당시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켰다”며 “최원일 함장이라는 분은 (처우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조 변호사는 결국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천안함 유가족과 피해 장병께는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주 후보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천안함 망언 관련 규탄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주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입장을 국민 앞에 명백히 밝히라”며 “계속되는 천안함 폭침의 희생장병과 생존장병에 대한 모독과 망언을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와 주 후보 모두 ‘천안함 망언 때리기’에 나선 건 안보이슈에 민감한 국민의힘 지지층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는 대구 서문시장과 경북 포항 죽도시장을 연이어 방문하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했다. TK 민심의 중심인 대구와 포항을 찾아 당원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나 후보는 서문시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뿌리이고 대한민국 보수 가치의 심장이자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기 때문에 다시 찾았다”며 “대구·경북 시민, 국민 여러분이 안 계셨으면 대한민국에 있어서 보수정당이 궤멸할뻔 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이준석 리스크’를 거듭 부각하면서 당원 표심 잡기에 올인했다. 그는 이 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엮어 ‘윤석열 배제론’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나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우리 전당대회와 관련해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게 돼 있다든지 그런 발언을 하고, 이 후보도 김 전 위원장을 꼭 모셔오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느냐”라며 “김 전 위원장이 사실상 우리 전당대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이 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매우 높게 평가하다 말을 바꿔서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는 법이 없다 평가절하를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을 배제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당원 선거인단 ARS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9∼10일 이틀간 진행한다. 당원 선거인단(70%)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30%)를 합산한 경선 결과는 11일 오전 발표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