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보인 이준석·나경원…당권 막판 감성총력전

입력 2021-06-10 00:15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을 방문, 시위에 동참하며 유가족과 대화를 나누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전당대회 막바지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준석 후보와 주호영 후보는 ‘천안함 망언 때리기’에 나섰고, 나경원 후보는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았다.

이 후보는 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진행된 천안함 생존장병 및 유가족 시위 현장을 찾았다. 이 후보는 시위현장에서 대화 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전날 나 후보가 합동 토론회 중 눈물을 보여 주목을 받았는데, 이날은 이 후보의 눈물이 이슈가 됐다.

이 후보는 “천안함 생존장병도, 유족도 그렇고 많은 아픔을 인내해오신 분들”이라며 “11년이 지나서도 아직까지 폄훼와 모욕 시도가 있다는 점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문제가 된 발언의 경우 최원일 함장님에 대해서는 거의 제복군인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의 모욕이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천안함 생존 장병 및 가족에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주 후보 측 제공.

앞서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지냈던 조상호 변호사는 채널A에 출연해 “천안함 함장이 당시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켰다”며 “최원일 함장이라는 분은 (처우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조 변호사는 결국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천안함 유가족과 피해 장병께는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주 후보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천안함 망언 관련 규탄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주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입장을 국민 앞에 명백히 밝히라”며 “계속되는 천안함 폭침의 희생장병과 생존장병에 대한 모독과 망언을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와 주 후보 모두 ‘천안함 망언 때리기’에 나선 건 안보이슈에 민감한 국민의힘 지지층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 후보는 대구 서문시장과 경북 포항 죽도시장을 연이어 방문하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했다. TK 민심의 중심인 대구와 포항을 찾아 당원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나 후보는 서문시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뿌리이고 대한민국 보수 가치의 심장이자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기 때문에 다시 찾았다”며 “대구·경북 시민, 국민 여러분이 안 계셨으면 대한민국에 있어서 보수정당이 궤멸할뻔 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이준석 리스크’를 거듭 부각하면서 당원 표심 잡기에 올인했다. 그는 이 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엮어 ‘윤석열 배제론’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나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우리 전당대회와 관련해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게 돼 있다든지 그런 발언을 하고, 이 후보도 김 전 위원장을 꼭 모셔오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느냐”라며 “김 전 위원장이 사실상 우리 전당대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이 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매우 높게 평가하다 말을 바꿔서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는 법이 없다 평가절하를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을 배제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당원 선거인단 ARS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9∼10일 이틀간 진행한다. 당원 선거인단(70%)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30%)를 합산한 경선 결과는 11일 오전 발표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