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유럽 순방 모든 회담에서 ‘중국’ 견제할 듯

입력 2021-06-09 17:26 수정 2021-06-09 17:3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5월 일자리 보고서에 대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럽 순방 기간 열리는 모든 회담에서 ‘중국’이 언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과 함께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펴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대중 강경책을 부담스러워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은 유럽 국가들 사이 틈을 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유럽 지도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응원했지만 지금은 그의 중국 정책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못지않게 강경책을 펴고 있다. 단 접근 방식은 다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불장군식으로 중국을 압박했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가치를 공유하는 민주주의 국가들간 연합 전선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 정상들은 중국과의 양자 관계를 고려해 좀 더 균형적인 접근을 하고 싶어하지만 웃는 얼굴로 손 내미는 바이든 대통령의 동참 요구를 거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유럽을 택한 건 대중 압박 정책과 무관치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미·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어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한다.

애틀랜틱카운슬의 줄리아 프리드랜더는 SCMP에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은 중국에 맞서 집단 행동이 어떻게 가능할지 가늠할 첫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겉으로는 느긋한 표정이다. 유럽이 대중 압박 정책에 동참하고는 있지만 중국과 경제 관계가 밀접해 무조건 미국 편에 설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EU 최대 교역국이 됐다. EU의 한 선임외교관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현실적으로 유럽의 이해관계는 미국과 100% 일치하지 않으며 중국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저장성 닝보에선 지난 8일부터 중·동부 유럽(CEEC) 국가들과의 무역을 촉진하는 오프라인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번 박람회에 425개 유럽 기업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G7 정상회의에서 중국 문제는 당연히 다뤄지겠지만 G7 국가간 대중 입장이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러한 입장차가 공동성명에 어떻게 반영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