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잔여백신을 맞기 위한 젊은 층의 ‘러시’가 이어지고, 고령층의 접종동참률이 높아지면서 6월 접종예약자들이 자칫 백신을 맞지 못할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백신 잔여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모자란 지역에는 다른 곳에서 백신 물량을 끌어와 접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초부터 물량에 맞게 예약을 받는 등 예약시스템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하반기에는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0시 기준 국내에 남아있는 AZ 백신은 399만9200회분이다. 오는 19일까지 예약된 AZ 백신 접종을 진행하기에는 50만여회분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물량 부족 현상은 만 60~74세 고령층의 사전예약률이 80%를 초과해 정부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백신 물량보다 예약자가 많아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예약일정을 변경하거나 예약을 취소해야 하는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의료기관이 임의로 예약을 취소할 필요는 없다며 사전예약자는 최대한 이달 내 정해진 접종일에 맞히겠다고 강조했다.
홍정익 대응추진단 접종기획팀장은 “최소잔여형(LDS) 주사기에 따라 잔여량이 생길 수 있어 부족 없이 (물량을) 쓸 수 있다”며 “개별적으로 병원이 (예약을) 취소할 필요가 없고, 몇몇 의료기관에서 물량이 부족하다고 하면 지역마다 보건소에서 보유한 백신을 신속히 공급하는 작업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LDS주사기를 사용하면 실제 물량보다 27.7% 더 많이 맞힐 수 있다.
일각에선 애초에 정부가 보유한 백신 물량에 맞게 예약을 받고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얀센 백신(90만명)과 만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의 화이자 백신(20만명) 예약 때처럼 인원을 정하고 접종을 마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얀센과 화이자 백신 접종까지 위탁의료기관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물량과 예약자의 균형이 맞지 않는 상황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최근 사적 모임 제한 완화 등의 인센티브 영향으로 젊은 층의 접종 수요가 늘고 있지만 정부는 당분간 고령자 등 기존 예약자 중심으로 잔여백신을 맞히기로 했다. 실제 젊은 층 대상 백신 접종 예약은 일찌감치 마감되고 있다. 예비군·민방위 등 성인 남성 대상 얀센 백신은 하루가 채 안돼 90만명 예약이 종료됐다. 당초 예약기간이 15일까지였던 만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 사전예약도 9일 오전 9시에 끝났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