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집 한 채 없는 우상호,권익위 부실 조사에…마음 찢어져”

입력 2021-06-09 16:05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농지법 위반 혐의로 적발된 우상호 의원에게 출당을 권유한 데 대해 “마음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9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이한열 동산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3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나 때문에 우상호 의원이 이곳 현장(추도식)에 오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송 대표는 “집 한 칸 없이 전세 아파트 살면서 어머니 묘소 하나 만든 그것을 국민권익위원회가 부실하게 조사해 온 것에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밝히고 돌아오라고 보낸 저의 심정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도 했다.

그는 “1987년 당시 우 의원은 연세대 국문과 1학년 때 강제 징집에 끌려갔다 복학해 학생회장이 됐고 나는 인천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고 있었다”면서 “한열이 소식을 듣고 그날부로 쫓아와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같이 밤을 지새우면서 한열이의 국민장을 준비하던 때가 벌써 34년이 됐다”고 회상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권익위의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 결과와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송 대표는 추도식 뒤 기자들에게도 “(우상호가) 너무 안타깝다. 한열이와 우상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우 의원은 알다시피 나하고 지금까지 집 한 채 없이 전세 아파트에서 살아온 친구”라고 거듭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송 대표는 일부 의원이 탈당 권유에 반발하는 데 대해선 “잘 고민하고 수용하실 것”이라며 “일단 본인들이 이 기회를 통해 소명하리라 본다”고 했다.

이어 “아무래도 권익위는 수사권이 없다 보니까, 이번에 이첩한 것도 혐의가 있어 고소한 게 아니지 않나. 자기들은 수사권이 없어서 사실관계 파악이 어려우니까 소명하라는 취지니까 잘 소명하고 올 거라 본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와 우 의원은 연세대 81학번 동기다. 학생운동을 함께 하며 우정을 쌓았다. 송 대표는 1984년 연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우 의원은 1987년 총학생회장을 맡아 6월 항쟁 당시 이한열 열사 민주국민장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우 의원은 그간 이한열 열사 추도식에 꾸준히 참석해왔으나 이날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