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농지법 위반 혐의로 적발된 우상호 의원에게 출당을 권유한 데 대해 “마음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9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이한열 동산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3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나 때문에 우상호 의원이 이곳 현장(추도식)에 오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송 대표는 “집 한 칸 없이 전세 아파트 살면서 어머니 묘소 하나 만든 그것을 국민권익위원회가 부실하게 조사해 온 것에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밝히고 돌아오라고 보낸 저의 심정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도 했다.
그는 “1987년 당시 우 의원은 연세대 국문과 1학년 때 강제 징집에 끌려갔다 복학해 학생회장이 됐고 나는 인천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고 있었다”면서 “한열이 소식을 듣고 그날부로 쫓아와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같이 밤을 지새우면서 한열이의 국민장을 준비하던 때가 벌써 34년이 됐다”고 회상했다.
송 대표는 추도식 뒤 기자들에게도 “(우상호가) 너무 안타깝다. 한열이와 우상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우 의원은 알다시피 나하고 지금까지 집 한 채 없이 전세 아파트에서 살아온 친구”라고 거듭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송 대표는 일부 의원이 탈당 권유에 반발하는 데 대해선 “잘 고민하고 수용하실 것”이라며 “일단 본인들이 이 기회를 통해 소명하리라 본다”고 했다.
이어 “아무래도 권익위는 수사권이 없다 보니까, 이번에 이첩한 것도 혐의가 있어 고소한 게 아니지 않나. 자기들은 수사권이 없어서 사실관계 파악이 어려우니까 소명하라는 취지니까 잘 소명하고 올 거라 본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와 우 의원은 연세대 81학번 동기다. 학생운동을 함께 하며 우정을 쌓았다. 송 대표는 1984년 연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우 의원은 1987년 총학생회장을 맡아 6월 항쟁 당시 이한열 열사 민주국민장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우 의원은 그간 이한열 열사 추도식에 꾸준히 참석해왔으나 이날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